(출처명: 이민주. 2022. 「인구감소시대, 지역은 정말 소멸할까?: 지방소멸위기지역의 현황과 대안 살펴보기」.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엮음. 『회복력과 전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성찰과 제언』. 공공의제연구소 오름. 123-148쪽.)
들어가며
지난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에서는 지역 인구감소 위기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89개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여 고시하고, 다양한 행정 및 재정적 지원 계획과 지역 주도의 상향식인구활력계획을 발표하였다. 특히, 지역이 지방소멸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조성하여 올해부터 10년간 연 1조원을 지원하는 재정적 계획 역시 밝힌 바 있다. 사실 지방소멸로 칭해지는 지역 문제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방 도시의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유출 및 인구와 지역쇠퇴, 저성장시대의 도래와 지역 격차와 같은 문제들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문제이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도지속되어 왔다. 그러던 지난 2014년 일본 사회에서 지방소멸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고 일본의 주요 지역 정책의 전개로까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의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문제에 대해 다시금 인식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지방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지역들은 어디일까? 그러한 지역들의 지역 여건과 주민들의 삶의 질은 어떠한가? 또,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본고는 최근 많이 회자되는 지방소멸과 관련된 내용들을 다룬다. 우선 지방소멸이라는 용어에 대해 살펴본 뒤, 우리나라 지방소멸위기지역의 현황과 지역 여건 및 삶의질에 대해서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도시 청년들에게 지역과 경험하면서 여가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에는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가능성으로서 워케이션(Workation) 사례를 소개한다.
지방소멸이란?
‘지방소멸’. 어딘가 다소 낯선 표현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터넷 기사,TV 뉴스에서도 심심치 않게 회자되어 독자들도 한두 번쯤 들어봤을 법한 용어일 것이다. 지역의 인구감소로 인해 ‘지방이 소멸될 것’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고, 공식적인 행정영역에서도 자리 잡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지방소멸이라는 용어의 구체적인 정의 없이, 인구감소와 지역의 위기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더 자주 쓰이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지방소멸에 대한 개념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고, 이 용어가 처음 활용되었던 일본에서의 논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방소멸이란 본래 2014년 마스다 히로야(増田寛也)의 동명의 저서 『지방소멸』1)増田寛也. 『지방소멸: 인구감소로 연쇄붕괴하는 도시와 지방의 생존 전략』. 김정환(역). 와이즈베리. 2015; 地方消滅. 東京: 中央公論新社. 2014.을 통해 널리 확산된 용어로, 저출산과 고령화, 지방 도시에서대도시로의 인구 유출로 인해 지역의 인구는 감소하고 쇠퇴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지난 2014년 5월 일본의 민간 회의기구인 일본창성회의 산하 인구감소문제검토분과회에서는 장래 추계 인구를 바탕으로 ‘소멸 가능성 도시’에 대한 내용을 주요 골자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지방활성화전략’(이하 마스다 보고서)을 발표하였다. 지방소멸론은 2013년 12월에 발간한 논문에 이미 제기되었으나, 동일한 내용을 담은 마스다 보고서가 화제가 된 것은‘소멸가능성’이 높은 지자체 리스트를 포함하여 발표했기 때문이다.2)이정환. “인구감소와 지속가능한 지방만들기-지방소멸(地方消滅)을 둘러싼 논점”. 일본공간, 21. 2017. 196쪽
일본창성회의의 발표 이후, 의장인 마스다 히로야는 관련 연구들과 논의를 바탕으로 지방소멸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안을 담아 ‘지방소멸’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하였다. 책에서는 2010~2015년의 추세와 같이 매년 6만~8만 명의 대도시권 유입이 지속된다면, 2040년경에는 20~30대 여성 인구가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896개의 시구정촌(전체의 49.8%)은 ‘소멸’할 것이라 예측하였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일본사회에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의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아베 정부는 지방소멸의 대응책으로 정부조직의 개편과 지방창생 관련 조직들을 신설하고, 법률(마을·사람·일자리 창생법, 이하 지방창생법)을 제·개정하면서 지방창생 정책 시행의 기틀을 마련하였다.3)하혜영·김유정. “일본 지방창생 (地方創生) 정책의 의제형성과정과 정책결정내용에 대한 분석”. 의정논총, 11(2). 2016. 284-286쪽. 일본 사회는 인구감소, 대도시로의 인구 이동,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고용과 지역경제 문제 등을 경험해왔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이 발표는 일본사회에 ‘지방소멸론’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지방창생법은 일본의 인구 감소에대한 국민적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정부조직의 정비, 국가 및 지방공공단체 등 유관기관들과의 공동의 노력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4)채우석. “일본의 지방창생법과 국토개혁”. 토지공법연구, 73(1). 2016. 119-120쪽.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방소멸이라는 용어는 마스다 히로야가 2014년에 발간한 저서인 『지방소멸』을 통해 널리 확산되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지방소멸이 어떠한 현상이라 하나의 문장으로 명확히 정의 내리지는 않는다. 다만, 일본의 저출산과 지역 간의 인구감소 흐름을 분석하며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사람이 살지 않게 되면 그 지역은 소멸하게 된다”,“개별적인 생활 관련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게 되고, 인구 감소로 지역의 사회경제, 주민의 생존 기반 자체가 붕괴되어 소멸하게 된다”라는 문장으로 지역의 위기를 설명하는 표현으로 소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지방의 소멸을 예견한다. 저서의 전반부에서는 지방소멸의 주요 원인은 출생아 수 감소에 의한 인구감소이며, 이와 맞물려 지방 도시에서 대도시권으로의 젊은 인구의 유출로 인해 지방 도시에서의 인구감소는 더욱 가속화된다고 설명한다. 즉, 단기적으로 대도시권에서는 노년 인구는 증가하고 생산 인구 및 유소년 인구는 감소하지만, 지방 도시 및 과소지역들은 노년 인구 및 유소년 인구가 모두 감소하여 지역별로 인구감소 경향은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 지역 간 격차는 대도시권으로의 청년 인구의 유입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방은 점차 쇠락하고 소멸하지만, 사람들은 대도시권이라는 한정된 지역에 밀집하여 고밀도의 환경에서 생활하는 ‘극점사회’를 맞이하게 되고, 더 장기적으로는 극히 낮은 출산율로 인해 대도시권 역시 쇠퇴할 것이라 전망한다.
지방 도시의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 감소, 이에 따른 지역 쇠퇴 관련 논의들은 과거부터 꾸준히 논의되어온 것이었기에, 마스다 보고서의 내용이 매우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전의 논의들이 지역의 인구 감소와 쇠퇴가 지방 도시만의 문제로 인식해왔다면, 지방소멸론은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쇠퇴가 지방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며, 지방 도시와 대도시지역 모두의 문제이며, 절망적인 상황에서 공생을 도모해야할 관계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사회적인 이슈로 다시금 떠오르게 된 것이다.5)박승현. “지방소멸과 지방창생: 재후(災後)의 관점으로 본 마스다 보고서”. 일본비평, 16. 2017. 171-172쪽.
일본의 지방소멸 논의와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전후부터 지방소멸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학술 논문, 국책연구기관 및지자체 연구원에서의 보고서들이 발간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연구들이 ‘지방소멸은 어떠한 현상’이라는 명확한 문장으로 정의 내리지는 않는 경향이 있는데, 마스다 히로야 저서의 내용을 정리하여 뭉뚱그려 설명하거나, 지방 도시의 인구감소와 지역쇠퇴 위기를 대신하는 표현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부 연구자들은 지방소멸 현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는데, “출산율 저하, 고령화 가속화, 도시화 진전에 의해 특정 지역에서 사람이 사라지는 현상”6)하혜수. “지방소멸시대의 지방자치 재검토-다양화와 차등화”. 한국지방행정학보, 14(2). 2017. 2쪽., “출산율 저하, 고령화, 두뇌유출 등으로 지역 생존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지는 과정”7)김의준·김홍석·김태형·윤희연. “지방소멸시대 지역 르네상스와 회복탄력성을 위한 융복합 연구 개요”. 사회과학연구지원사업 집담회. 2021-10-22., “저출산, 고령화와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지방이 무거주화와 과소지역화되는 현상”8)차미숙·최예술·조은주. “지방소멸 위기 대응 추진사례와 시사점”. 국토이슈리포트, 제 52호. 2022. 으로 설명하였다.
지방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지역들은 어디일까?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지방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지역들은 어디일까? 많은 이들이 자연적인 인구감소와 더불어 인구 유출이 심각하게 두드러지는 비수도권의 농어촌 지역들을 중심으로 지방소멸이 진행될 것이라 예견한다. 여기에서는 우리나라의 지방소멸위기지역을 도출한 두 사례를 소개한다. 마스다 히로야의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개발한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바탕으로 도출된 ‘소멸위험지역’과 행정안전부에서 고시한 ‘인구감소지역’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국내에서 지방소멸 위험에 처한 지역들을 함께 살펴보자.
지방소멸위험지수와 소멸위험지역9)해당 내용은 다음의 리포트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이상호. “한국의 지방소멸 2018: 2013~2018년까지의 추이와 비수도권 인구이동을 중심으로”. 고용동향 브리프, 7월호. 한국고용정보원. 2018.
마스다 히로야는 그의 저서 『지방소멸』에서 2040년에 20~39세의 여성이 50% 이상 감소할 것이라 예상되는 시구정촌을 소멸위기지역으로 설명한 바 있다. 이같이 20~39세 젊은 여성 인구의 감소가 지방소멸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한 것에 착안하여, 국내에서는 이상호(2016)가 지방소멸위험지수를 처음으로 개발하고 위기 지역들을 도출한 바 있다. 지방소멸 위험지수는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 대비 20~39세 여성인구 수’로 정의되 는데, 이 값이 1.0 이하일 때, 즉, 젊은 여성인구가 고령인구보다 적은 상황일 때, 해당 지역은 인구학적 쇠퇴위험 단계에 진입하게 되는 것으로 설명한다. 더 나아가, 이 지수가 0.5 미만으로, 젊은 여성 인구가 고령인구의 절반 미만인 지역의 경우, 극적인 전환의 계기없이 현재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소멸위험이 크다고 설명한다.

다음 그림은 주민등록인구통계 자료를 활용하여 129쪽 표의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바탕으로 전국의 228개 시군구의 지방소멸위험 정도를 나타낸 지도이다. 각각 2013년과 2018년의 현황을 나타낸 것이며, 녹색은 소멸위험이 매우 낮은 지역, 연두색은 소멸위험이 보통인 지역을 의미한다. 노란색은 주의 단계, 주황색과 붉은색은 각각 소멸위험지역 중에서도 소멸위험 진입단계와 소멸 고위험 지역을 의미한다. 2013년 7월 기준 소멸위험지역은 전체 시군구의 32.9%인 75개 지역이었으나, 2018년에는 89개 지역(전체시군구의 39%)으로 증가하였다. 주황색과 붉은색으로 표시된 소멸위험지역들을 보면, 주로 비수도권의 농어촌 지역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13년과 비교해 2018년에는 경상도 내륙의 일부 지역, 남해안의 일부 지역들이 소멸고위험지역으로 전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소멸은 비단 비수도권 농어촌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도권에 해당하는 인천의 강화군이나 경기도의 연천군, 가평군 등은 2013년에 이미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으며, 2018년 지도에서 부산의 영도구와 동구, 도청 소재지인 안동시가 소멸위험 진입단계로 분류된 것을 볼 때, 지방소멸 위기는 지방의 거점도시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그림은 앞의 시군구별 지방소멸위험을 본 것과 마찬가지로, 3,463개 읍면동을 기준으로 한 지방소멸위험 정도를 나타낸 것이다. 2013년 기준 읍면동 단위의 소멸위험지역은 전체의 35.3%인 1,229개였으나, 2018년에는 1,503개(전체 읍면동의 43.4%)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시군구 기준 현황과 비교하면, 더 작은 행정단위인 읍면동 단위로 본 지방소멸위험지역 비중이 높음을 보여준다. 2018년 기준, 비수도권에서의 소멸위험지역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날 정도로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의 도 지역에서 소멸위험지역의 비중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전남(81.1%), 경북(76.8%), 전북(75.9%), 충남(70.2%) 등의 소멸위험지역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문헌
| 1. | ↑ | 増田寛也. 『지방소멸: 인구감소로 연쇄붕괴하는 도시와 지방의 생존 전략』. 김정환(역). 와이즈베리. 2015; 地方消滅. 東京: 中央公論新社. 2014. |
| 2. | ↑ | 이정환. “인구감소와 지속가능한 지방만들기-지방소멸(地方消滅)을 둘러싼 논점”. 일본공간, 21. 2017. 196쪽 |
| 3. | ↑ | 하혜영·김유정. “일본 지방창생 (地方創生) 정책의 의제형성과정과 정책결정내용에 대한 분석”. 의정논총, 11(2). 2016. 284-286쪽. |
| 4. | ↑ | 채우석. “일본의 지방창생법과 국토개혁”. 토지공법연구, 73(1). 2016. 119-120쪽. |
| 5. | ↑ | 박승현. “지방소멸과 지방창생: 재후(災後)의 관점으로 본 마스다 보고서”. 일본비평, 16. 2017. 171-172쪽. |
| 6. | ↑ | 하혜수. “지방소멸시대의 지방자치 재검토-다양화와 차등화”. 한국지방행정학보, 14(2). 2017. 2쪽. |
| 7. | ↑ | 김의준·김홍석·김태형·윤희연. “지방소멸시대 지역 르네상스와 회복탄력성을 위한 융복합 연구 개요”. 사회과학연구지원사업 집담회. 2021-10-22. |
| 8. | ↑ | 차미숙·최예술·조은주. “지방소멸 위기 대응 추진사례와 시사점”. 국토이슈리포트, 제 52호. 2022. |
| 9. | ↑ | 해당 내용은 다음의 리포트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이상호. “한국의 지방소멸 2018: 2013~2018년까지의 추이와 비수도권 인구이동을 중심으로”. 고용동향 브리프, 7월호. 한국고용정보원. 2018. |
| 10. | ↑ | 이상호. “한국의 지방소멸 2018: 2013~2018년까지의 추이와 비수도권 인구이동을 중심으로”. 고용동향 브리프, 7월호. 한국고용정보원. 2018 |
| 11. | ↑ | 같은 자료. 7쪽. |
| 12. | ↑ | 같은 자료. 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