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포트는 2021년에 펴낸 『새로운 미래, 담대한 여정』에 실린 이유진님의 글입니다. 이 사이트에는 원문의 일부만 게시했습니다. 전체 내용은 하단의 PDF파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명: 이유진. 2021. 「한국판 그린뉴딜과 지방자치」.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기획. 『새로운 미래, 담대한 여정』. 공공의제연구소 오름. 10-28쪽)

그린뉴딜은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다. 2020년 우리는 54일간의 장마와 강력한 태풍을 경험했고, 쌀 생산량은 5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겨울 날씨도 한파와 초봄 같은 날이 널뛰기 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보다 더한 기후위기가 우리 앞에 다가왔다.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기후위기는 화석에너지를 태웠을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지구평균기온을 1도 가까이 올렸기 때문에 발생한다. 도시에서는 건물 냉난방과 일상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교통부문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대부분이다. 그 외에도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하면서 사용한 에너지와 먹거리를 생산·가공·수송하면서 배출한 온실가스까지 포함하면 간접적으로 연결된 배출량은 더 많아진다. 오늘 하루도 우리의 경제활동은 지구의 평균 기온을 올리고 있다. 

1. 왜 그린뉴딜인가? – 그린뉴딜의 등장 배경 

과학자들은 지구평균기온이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목표를 지키기 위해 등장한 것이 ‘탄소중립’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온실가스 배출 1위인 중국, 2위인 미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유럽연합, 일본 등 120여 개 국가가 2050년을 목표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림 1> IPCC 탄소중립 경로와 한국의 탄소중립 경로 

자료: 환경부.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의 주요 내용과 향후과제.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 공청회. 2020-11-191)환경부.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의 주요 내용과 향후 과제.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 공청회. 2020-11-19.



탄소중립은 대기 중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으로 석유, 석탄, 가스와 같은 화석에너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 엄청난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리가 가진 예산, 인력, 제도와 같은 자원을 동원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그린뉴딜이다. 그린뉴딜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2019년이다. 미국에서는 민주당 알렉산드라 오카시오 코르테즈(AOC) 의원을 중심으로 2019년 2월 7일, 온실가스 배출 넷 제로를 목표로 하는 ‘그린뉴딜 결의안’2)H.Res. 109. Recognizing the duty of the Federal Government to create a Green New Deal. 2018-02-07.을 하원에 제출하면서 기후위기와 그린뉴딜 의제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린뉴딜은 1.5°C 안정화를 위해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인력, 예산, 자원을 투입해 온실가스 감축, 불평등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탈탄소 경제·사회 대전환 정책이다. EU는 2019년 12월,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한 이후 2050년 탄소 중립을 위한 그린 딜을 추진하고 있다.3)EUROPEAN COMMISSION. The European Green Deal. 2019-12-11.

2.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뉴딜 정책의 전개 

2018년 10월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가 1.5도 특별보고서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권고한 지 1년 뒤인 2019년에 유럽연합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2020년 9월 중국의 2060년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 일본, 한국, 미국이 ‘탄소중립’을 결정했고, 불과 2~3개월 사이에 ‘탄소중립’은 국제 무역·경제·외교에서 핵심 아젠다로 자리 잡았다.


탄소중립이 만들어낼 세상의 변화 

‘탄소중립’은 세계 경제와 무역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있다. 이름하여 ‘탄소통상시대’가 시작됐다. 상품의 질과 가격을 따지듯이, 상품 제조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량을 검증하게 되었다. EU는 ‘탄소국경조정’을 통해 수입상품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탄소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에 법제화를 마치고, 2023년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미국도 무역대표부(USTR)의 ‘2021년 무역정책 아젠다 보고서’에서 탄소국경조정제 도입 등 기후변화 대응에 무역정책을 연계할 것임을 밝혔다. 

미국은 기후외교를 위해 오바마 정부 시기에 만든 주요경제국포럼(MEF)을 재건할 예정이며, 주요경제국포럼에는 중국, 유럽연합, 한국, 멕시코 등 20여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세계기후정상회의는 기후위기 대응을 2050년에서 2030년으로 앞당기는 자리였다. 유럽연합이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온실가스 감축을, 영국이 68% 감축을 약속한 데 이어, 미국은 2005년 대비 50~52% 감축을 약속했다. 미국은 기존보다 두 배를 상향한 것이다. 일본은 2013년 대비 46% 감축을 밝혀, 기존 26%에서 20%를 더 상향했다.

이번 기후정상회의 흐름은 11월 1일 영국에서 열리는 COP26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설에서 “신규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 금융 지원을 중단하고, 2030년 목표를 추가 상향해 올해 안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3월 2일, 민주당은 기후법안 ‘Clean Future Act’를 발의했는데, 그 법안에는 2005년 대비 2030년 온실가스 50% 저감을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2030년 감축 목표를 수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미국의 감축수준 여부가 우리나리의 목표 설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 기후외교에서 주목할 부분은 화석에너지에 대한 국제 자금 조달 중단과 화석연료 보조금 쟁점이다. EU는 신규 석탄발전 투자 금지와 환경적으로 유해한 화석연료 보조금을 분명한 목표연도 설정을 통해 없앨 것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도 대통령 행정명령에서 연방기관 예산으로 화석연료 보조금을 집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예산관리국 주도로 2022년 예산부터 화석연료보조금을 없앨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G20국가들은 2009년부터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를 논의해왔으나 실질적인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EU와 미국이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를 들고나오면 논의의 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사회 뒤처진 시간을 따라잡아야! 

우리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한 적이 없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저탄소·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시행령 제25조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20년의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100분의 30까지 감축하는 것”으로 명시했다. 2010년 감축 목표대로라면 2020년 한국의 배출량은 5억4천3백만 톤이 되어야 하지만, 2019년 배출량은 7억2백만 톤이다. 파리협정에 따라 한국이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을 5억3천6백만 톤CO2e으로 줄여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2018〜2020년 목표 평균치 690.9백만 톤CO2e이 되어야 하는데, 2018〜2019년 평균온실가스총배출량은 715.2백만 톤CO2e이다.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면, 우리나라는 기존의 2030년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050년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고, 2030년 감축목표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2019년 <제2차 기후변화대응기본계획>을 살펴보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를 ‘총괄 및 조정 기능 부족’과 ‘체계적 이행점검 수단의 부재’로 명시하고 있다. 이것은 정부 정책에 있어 온실가스 감축을 꼭 달성할 목표로 삼지 않았고, 예산, 인력, 실행력 등 자원을 투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사회는 30년 안에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데, 문제는 기존의 관성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날 수 있는가에 대해 답하는 것이다. 

2021년은 한국사회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의 해이다. 발전(전력생산), 산업, 수송, 건물, 농축수산업, 폐기물, 산림흡수 부문의 정책과 실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환경부는 2021년 6월까지 부문별·시기별 감축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부 ‘에너지 탄소중립 혁신전략’, 국토부 ‘건물부문 2050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 등 정부 부처들은 총 26가지의 부문별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는 시나리오 작업을 기반으로 부처 협의를 통해 로드맵을 작성하고, 구체적인 실행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통령소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데, 계획 간의 정합성과 통합을 조율하는 역할은 탄소중립위원회에서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문재인 정부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구조적 대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160조를 투입해 전 국민 고용보험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디지털 뉴딜과 그린뉴딜로 일자리 190만 개를 만드는 것이다.4)관계부처합동.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2020-07-14. 그린뉴딜로 탄소중립(Net-zero)을 향한 경제·사회의 녹색전환을 통해, 사람·환경·성장이 조화를 이루며 국제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그린선도 국가’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73조 원을 투입해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일자리 66만 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5)같은 자료. 정부는 임대주택 22만 5천 호, 국공립 어린이집, 보건소와 의료시설 2000여 동, 문화시설 1000여 개 등 공공건물의 단열을 개선하는 그린 리모델링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건물 단열개선사업에서 건물 자재, 시공, 감리 등에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오래된 학교건물 2,890동도 그린 리모델링을 한다. 환경부는 전국의 25개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그린스마트도시 공모사업도 진행했다. 재생가능에너지 설비를 늘리고,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 전기차 충전기는 1만 5000대(급속), 수소 충전소는 450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처럼 건물, 에너지, 수송 분야에서 녹색산업을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정부의 그린뉴딜은 규모가 작고, 대기업 지원 중심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녹색산업을 일으켜 일자리를 만들기에 예산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연간 600조 정도의 예산을 그린뉴딜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부문만 하더라도 자동차 수요관리 없이 전기차 수소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만으로는 온실가스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가 없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도 수요관리와 전환을 목표로 체계적으로 수정·보완해야 한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정부가 그동안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말로만 하던 것과 다르게 ‘예산’을 투입해서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각주   [ + ]

1. 환경부.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의 주요 내용과 향후 과제.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 공청회. 2020-11-19.
2. H.Res. 109. Recognizing the duty of the Federal Government to create a Green New Deal. 2018-02-07.
3. EUROPEAN COMMISSION. The European Green Deal. 2019-12-11.
4. 관계부처합동.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2020-07-14.
5. 같은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