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에 사는 성은 ‘공’이고 이름은 ‘무원’이예요. 공무원 아니구요. 그냥 작은 회사에 다녀요. 제가 더위를 못 참아서 여름엔 에어컨을달고 살았거든요. 전기요금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외식 한 번 안 하면되는 정도니까 신경을 안 쓰고 살았어요.
그런데 하루는 뉴스에서 밀양 송전탑 소식을 보고, 뭔가 망치로 맞은듯한 느낌이었어요. 765kV 송전탑이 그렇게 큰 지도 몰랐고, 주민들이그렇게 고통스럽게 반대하는 줄도 몰랐어요. 처음으로 제가 사용하는 전기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에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제가 사는 지역에는 발전소가 없더라고요. 이건 뭔가 아니다 싶어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을찾아보기로 했어요.
에너지시민 ‘공무원’씨의 삶
여름에 너무 더워서, 솔직히 에어컨 없이는 못 살겠고, 그래서 달았습니다. 미니태양광. 베란다에 하나 달았는데, 전기요금 절감 효과도 있어요. 무엇보다, 아주 적지만 전기생산자가 된 느낌에 밀양에 대한 미안한마음을 조금 덜 수 있었어요. 조금 더 가보자 싶어 ‘태양광 바람 협동조합’에도 출자하고, 햇빛펀드에도 가입했습니다.
올해부터 공동주택 입주자 대표를 맡으면서, 평소에 생각하던 것을 해보기로 했어요. 지하주차장 LED 교체, 엘리베이터 전력회생장치 달기,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 설치하기 등등. 그리고 아파트가 좀 낡아서 단열이 안되는 것 같아 빌딩리트로핏 자금(BRP) 지원을 받아 이중창문으로 교체했어요. 관심이 없었을 때는 아무리 광고를 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에너지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니 뭐라도 찾아서 하게 되더라고요.
다행히 제가 사는 ○○시는 시민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거나 생산하고싶다 할 때 해볼 수 있는 제도를 많이 만들어 놓았더라구요. 그러고 보면에너지 절약, 효율, 생산 방법이 없는 게 아니라 관심과 의지가 없는 것아닌가 싶기도 해요. 기후변화도, 미세먼지도 다 에너지와 연결된 문제라는데, 지자체 공무원들이 먼저 에너지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줬으면좋겠어요. 그래야 시민들이 활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정책이 많이 만들어지지 않겠어요? 맨날 불 끄라고만 하지 말고요.

세계는 기후변화에 들끓고, 한국은 미세먼지로 난리2019년 4월 30일,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도 자카르타를 이전하기로 했다. 인구가 초과밀 상태인 데다가 지구온난화로 침수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자카르타에는 무려 3,000만 명이 살고 있다. 해수면 상승, 홍수,난개발로 지반이 빠르게 침식당하고 있어, 2050년까지 자카르타 북부 대부분 지역이 물속에 잠겨 180만 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있다.1)BBC NEWS 코리아. 2019-04-30.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다른 곳으로 수도 옮긴다. 기후변화가 가시화되면서 수도를 옮겨야 할 정도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2019년 4월 15일부터 영국에서는 ‘멸종 저항(Extinction Rebellion)’ 집회가 2주간 지속되었다. 기후변화를 저지하고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행동으로 런던 시내 교통을 막고 자연사박물관을 점거하면서 시위를 이어왔다. 시민들의 직접행동으로 영국의회는 5월 1일, 환경과 기후 비상사태를선포했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자치정부 및 런던, 맨체스터도 ‘기후변화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영국 노동당 제레미 코빈이 발의한 비상사태 발의안의 내용은 2050년까지 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고, 내각 장관들이 6개월 내 환경 복원 대책을 내놓도록 명시하고 있다.
미국의 2020년 대선은 ‘그린 뉴딜’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019년 2월, 최연소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를 포함 민주당 하원의원 64명과 상원의원 9명이 ‘그린 뉴딜 결의안’을 제출했다. 10년 내온실가스 배출 제로(net zero)를 목표로 하는 ‘그린 뉴딜(Green New Deal) 결의안’은 미국 내 인프라를 온실가스 저감형으로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불평등을 개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안은 부결되었지만, 그린 뉴딜은 민주당의 2020년 대선 정책으로 부상했다. 또 한 명의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베토 오 루크(Beto O’Rourke)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5조달러(5,850조 원) 계획을 발표했다.2)Tom DiChristopher. Democratic presidential hopeful Beto O’Rourke proposes $5 trillion plan to combat climate change. 2019. 베토 오 루크는 205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넷 제로를 목표로 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세계 청소년들이 나섰다. 스웨덴의 그레터 툰베리가 지난해 8월부터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지 않고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인 것에 전 세계 청소년들이 화답하면서 세계네트워크가 구성되었다. 기후변화를 위한 휴업(School Strike for Climate Change) 3월 15일 집회에는 128개 국가, 2,333개 도시에서 청소년 140만 명이 참여해서 시위가 진행되었다. 호주, 인도, 영국,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참여했다.3)Damian Carrington. School climate strikes: 1.4 million people took part, say campaigners. 2019.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를 더는 방관할 수 없다는 직접행동이 세계를 달구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미세먼지로 난리가 났다. 특히 2019년 2월 말에서 3월 초 역대 최장 고농도 사례가 지속하면서, 미세먼지는 한국사회가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가 되었다. 정부는 미세먼지추경을 편성하고, 4월 29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국가기후환경회의를 출범했다. 정당,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종교계,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표하는 43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미세먼지 발생 저감, 피해 예방, 과학기술, 홍보·소통, 국제협력 등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구성했다. 국민정책참여단 구성을 시작으로,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미세먼지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2018년 살인적인 불볕더위에 이어, 2019년 강원도 속초산불이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40도를 넘는 불볕더위에 폭염사망자가 늘어나가, 가뭄에 산과 들이 마른 장작처럼 건조해 산불이 발생하면 진화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건강과 생계를 위협하는 미세먼지도 골칫거리이다. 그런데 미세먼지도 기후변화로 대기정체 현상이 지속되면서 고농도인 날이 늘어나고 있다. 연평균 미세먼지총량은 줄어들고 있는데, 풍속이 저하된 겨울과 봄에 중국 영향과 국내배출량이 섞여서 숨쉬기 힘든 고농도 미세먼지 일수가 증가하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화석연료 연소라는 공통의 원인에 기인한다.석유, 석탄, 가스 연소 과정에서 기후변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PM2.5)는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배출구에서 나온 유해 물질이 공기 중에 있는 물질과 반응하여 생성된다.4)환경부. 미세먼지 팩트 체크 미세먼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19.1. 우리가 화석에너지를 얼마나 어떻게 줄이는가에 따라 기후변화 속도를 완화하고,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해법이 만나는 공통점은 에너지 총소비를 줄이고,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가능에너지를 늘리는 에너지전환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가?
현대인들은 하루도 에너지 없이 살 수가 없다. 음식을 조리하고, 핸드폰을 충전하고, 냉난방을 하는 데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동할 때도,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도 에너지로 생산한 것이다. 에너지는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가 어떤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잘 모른다. 특히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가 어디에서 오는 지에 대해서는 더욱 둔감하다.
우리나라는 에너지를 수입한다. 2016년 94.7%를 해외에서 수입해왔다. 석유는 중동에서, LNG는 카타르·오만·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한다.중동 지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다. 우라늄은 러시아·캐나다·호주에서 수입했고, 유연탄도 호주·인도네시아·러시아에서 수입했다.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석유가 40.1%, 석탄이 27.8%, LNG가15.4%를 차지하고 있어서 화석에너지가 83.3%이다. 원자력이 11.6%를차지하고, 수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5.1%이다.

수입한 에너지원은 우리가 사용하는 최종에너지 형태로 가공되는데,대표적인 것이 전력이다. 주로 유연탄·LNG·우라늄을 연료로 전기를만드는데, 사용하는 에너지원에 따라 지역사회에 환경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은 어디든 지역주민의 희생과 갈등, 환경문제를 일으켜왔다. 그래서 우리나라 전체 지도를 보면서 어떤 지역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함께 사는 인간다운 삶과 공존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 전체가 나아가는 방향을 거시적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17개 광역지자체 중에서 서울, 대전, 광주, 대구, 세종시, 충청북도에사는 시민들은 발전소와 송전탑으로 인한 불편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살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24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5기가건설 중이다. 경상북도에만 12기가 가동 중이고, 2기가 건설 중이다. 경상북도는 우리나라 최대 원전 밀집 지역인데, 최근 이 지역에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부산에도 5기가 가동 중이다. 핵분열이 끝난 사후핵연료는 발전소 내 수조에 보관 중인데, 현재 수조 포화 시점이 다가오면서 사용후핵연료를 영구 처분할 방법과 지역을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인천 굴업도, 전라북도 부안 실패사례에서 보듯 10만 년 이상을 보관해야할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 방법과 지역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충청남도는 전국 석탄발전소 발전량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석탄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것이다. 서산, 태안, 보령, 당진 등 석탄발전소 지역주민들은 석탄가루와 대기오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발전소가 들어가면 송전탑도 함께 건설되기 때문에 이 지역도 송전탑 민원이 끊이지 않고있다. 765kV 초고압 송전망 건설로 밀양과 청도 주민들은 말로 표현하기어려운 고통을 겪었다. 반면 대도시에 사는 주민들은 발전소 지역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고통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존을 위한 대안, 지역에너지
우리가 함께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함께 인식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탈원전, 탈석탄, 에너지전환’ 정책을 발표하였고, 이러한 국가의 에너지정책 전환은 지역에너지 정책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특히 203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20% 달성은 분산형 에너지의 확대로 이어지며, 이는 중앙정부보다 지자체 단위에서 결정하고 집행해야 하는 에너지원의 확대를 의미한다. 이에 한국사회에서 지역에너지전환과 이를 확장하기 위한 정책이 활발히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에 기반을 둔 에너지 정책, 즉 지역에너지는 지자체와 시민이 참여해 지역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생산을 늘려 지역의 에너지 자립률을높여가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런 지역에너지 정책이 필요한 이유는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의 공급 중심 에너지 정책이 가진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과거 전력정책은 그 목표가 값싼 전기의 풍부한 공급에 있었기 때문에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전을 대규모로 건설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었다. 그런데 이 방식은 발전소가 들어선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에게 큰고통을 주었다. 원전사고 위험, 송전탑 갈등, 전자파 피해, 미세먼지로 인한 주민 건강 피해 등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었다. 이에 비하여 각 지자체가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는 것은 에너지원의 과도한 이동을 줄이고, 책임있는 소비와 생산을 가능하게 해준다.
둘째, 정부의 에너지 정책으로 지역에 발생하는 에너지 관련 갈등과민원이 잦아지고, 경주 지진이나 미세먼지 문제 등에서 볼 수 있듯 에너지설비의 안전과 환경 대책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삼척시민들은 ‘핵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약속한 김양호 후보를 당선시켰다. 당선된 김양호 시장은 ‘핵발전 유치 신청 철회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해 반대여론을 확인했고, 핵발전소건설 불가 입장을 지키고 있다. 같은 선거에서 모든 부산시장 후보가 고리1호기 폐쇄를 공약했다. 특히 2016년에 발생한 경주 지진은 원전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촉발했고, 2017년 대선에서 탈원전 공약이 주요한 정책으로 부상했다. 에너지 문제를 깊이 인식한 시민들이 늘어나면서에너지 정책의 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셋째, 에너지전환이 지역에 새로운 산업과 경제활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울산시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추진하고 있고,충청북도는 태양광 산업의 메카를 자처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단지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한국전력공사가 위치한 나주와 전라남도는 에너지신산업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을 통한 일자리와 경제적 이득 창출에 주목하고 있다.
지역에너지에 앞장선 지자체들
우리 사회에서도 그런 시도가 부단히 진행되었다. 계기는 후쿠시마원전 사고였다. 2011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원순 시장은 에너지소비 도시인 서울에서 소비 자체를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를 늘려서 원전 1기분량의 에너지를 줄인다는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을 시작했다. 기후환경본부에 원전하나줄이기총괄팀과 에너지시민협력반을 만들어 시민참여를 통한 에너지 절감과 생산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에너지 정책은 중앙정부의 역할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지자체 차원에서 수요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2015년에는 경기도와 충청남도가 동참했다. 경기도와 강원도를 잇는765kV 초고압 송전망과 변전소 건설이 추진되면서 대상지인 광주시·이천시·여주시·양평군에서 연일 집회가 시작되었고, 이에 경기도도2030년까지 전력자립도를 70%로 올리겠다는 2030에너지자립계획을 발표했다. 충청남도는 지역에 석탄발전소가 추가로 건설되면 안 된다는목소리를 높이며 지역별 전력요금 차등화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2050년 탈석탄 충남 비전도 수립했다.
서울시·경기도·충청남도가 지자체 에너지전환 정책을 주창하면서, 2015년 11월 24일에는 ‘탄소 없는 섬’ 제주도를 포함한 네 개 광역지자체가 ‘지역에너지전환’ 공동선언을 하기도 했다. 4개 광역지자체장이 한곳에 모여 에너지분권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협력하기로 했다는 것은한국의 지역에너지 정책에 있어 주요한 사건이라고 할 만하다. 공동선언문은 수요관리와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을 통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밝혔고, 핵발전과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반대를 명확히 했으며, 지자체의 에너지 정책 집행 권한 강화와 분산형 에너지가 확대를 주장하였다.우리나라 행정구역은 17개 광역시도와 226개 기초 시군구로 구성되어있다. 지역에너지전환에서 기초지자체가 해 온 역할도 눈부시다. 2012년 2월, 노원구가 주도해서 ‘탈핵에너지전환도시 선언’이 진행되었다. 노원구방사능아스팔트 사건을 계기로 기초지자체에서도 에너지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2012년 8월 29일 노원구는 ‘탈핵에너지전환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노원에코센터를 통한 주민교육과펠릿보일러를 이용한 난방 및 노원햇빛발전협동조합 만들기 사업 등을 추진했다. 2013년 전라북도 완주군은 ‘로컬에너지전환’ 정책을 발표하고, 농촌에너지전환을 위한 적정기술 보급과 목질계 바이오에너지 보급 사업을시행하고 있다. 2015년 전라남도 순천시, 2016년 안산시, 전주시가 ‘지역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2016년 여름 무더위에 김홍장 당진시장은 광화문광장에서 일주일간단식농성을 벌였다. 당진은 세계 최대 발전단지에 송전탑 525기, 선하지(線下地)만 189km이 있는 곳이다. 당시 당진에 석탄화력발전소(당진에코파워)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라 이를 막기 위해 단식농성을 벌인 것이다. 김홍장 시장은 “에너지 정책이 국가사무로 진행되다보니 지방정부의 역할이 거의 없고, 실질적 이해당사자인 지역주민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아 골 깊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에너지 분권·자립형 지자체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당진시장의 단식농성을 계기로 ‘에너지 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 협의회’가 구성되었다. 기초지자체가 화석연료 중심 정책 전환과 지역에너지전환 촉진을 위해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한 것이다. 25개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결성했다.

2019년 1월 19일, 2기 지방정부협의회가 염태영 수원시장을 의장으로 선출하면서 출범하였다. 현재 24개 기초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는데, 서울의 금천구, 노원구, 은평구, 양천구, 성북구, 강동구, 경기 수원시, 오산시, 광명시, 안산시, 고양시, 시흥시, 화성시, 이천시, 의왕시, 광주시, 여주시, 충남 당진시, 아산시, 논산시, 전북 전주시, 대전 대덕구, 강원 춘천시, 전남 순천시가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여주시, 대덕구, 춘천시, 순천시가 신규로 참여하였다. 수원시 염태영 시장은 산업부 정책이광역지자체 중심이라 기초지자체와의 협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실제 에너지 수요관리와 재생가능에너지 갈등이 일어나는 현장은 기초지자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2기 지방정부협의회는 수원시와 당진시를 중심으로 전주시, 여주시,서울 양천구가 주도하면서 대덕구 박정현 구청장이 사무총장을 맡기로했다. 주요 사업으로 지역에너지전환 전국포럼 정례화, 에너지전환 선진지 견학과 역량 강화를 진행할 예정이고, 사무국을 구성한다. 포럼 의제로는 분권, 지역에너지 전환기금 신설, 지역에너지센터 구축 방안 등 지자체의 에너지전환 인프라 구축과 제도 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진시, 전주시, 광명시, 안산시가 지역에너지센터 구축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역에너지정책의 구성요소
광역지자체는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는 인적·재정적여력이 있지만, 기초지자체로 갈수록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기본 에너지원별 관리 감독 허가 업무도 부하가 크기 때문에 지역에너지 정책을 제대로 펼치려면 행정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렇게 되려면 지자체장이 의지가 있거나, 지역 시민사회가 요청하는 과정이 필요하다.2019년 우리나라 에너지계획의 최상위 계획인 3차 에너지기본계획은주요 정책으로 에너지 분권과 참여를 꼽고 있다. 시민참여형 지역에너지 계획 수립, 지역에너지센터 지원, 주민참여 재생에너지와 에너지복지를지원하고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에너지전환 정책에 있어서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지역에서 에너지 정책을 펼치기 위한 구성요소로는 조례, 지역에너지계획, 에너지위원회, 실행조직, 예산, 이에 더해 중간지원조직을 들 수 있다. 지역에너지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에너지전환에 대한 비전과 시나리오를 갖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담은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시나리오는 시민들이 자기가 사는 지역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고, 그 속에서 지역공동체 구성원이 해야 할 역할의 정도와내용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에너지계획은 수요와 공급에 대한 시나리오에서 출발하며,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기 위한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 및 미활용에너지의 발굴 등을 다루게 된다. 광역지자체에서는 지역에너지 계획이 5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법정 계획인데, 최근에는 기초지자체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에너지 조례는 에너지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다. 조례를통해 에너지위원회와 같은 거버넌스 구성이나 지자체의 역할, 지자체 특색에 맞게 예산 수립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법정 조례인 에너지 조례에는 대부분 에너지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어 있는데, 에너지위원회는 에너지 시민성을 거버넌스를 통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계획과 에너지 조례를 기반으로 예산과 실행조직이뒷받침되어야 한다. 예산의 경우 전체 규모도 중요하지만, 사업 항목별로예산을 들여다보면 지방정부가 생각하는 에너지전환의 방향과 기대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 에너지공사나 지역에너지센터와 같은 지자체 기반의중간지원조직은 에너지 정책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민선 7기에도 앞선 지자체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선7기 광역지자체 에너지 정책의 비전, 목표, 행정조직, 거버넌스는 다음표와 같다. 특이한 사항은 에너지 실행조직인데, 에너지센터와 같이 행정부서 외에 중간 조직이 있는 지자체(계획, 설립 예정이나 검토 중 제외)는 총 8곳이었다. 서울의 서울에너지공사를 비롯하여 경기도 지역에너지센터, 대구의 (재)테크노파크 나노융합실용화센터, 대전의 대전테크노파크, 전남 녹색에너지연구원, 전북의 전북개발공사, 강원도 (재)한국기후변화연구원,제주의 제주에너지공사 등이다. 이들 지자체 외에도 설립을 준비하는 곳이 있어서 앞으로 지자체 에너지 정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한다.


지자체에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면,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정책과 같이 지자체 차원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해서 실행에 옮길 수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에너지전환 정책은 지방분권정책과 맞물려 상승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방향은 원전과 석탄발전을 줄이고수요관리와 복합가스발전, 재생가능에너지를 늘리는 것이다. 특히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는 지역에서 분산형으로 설치해 전력자립률을 높일 수 있다. 에너지정책에 지자체가 전면 결합하면, 지역에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가 활성화된다. 재생가능에너지는 투자, 설치, 운영에 자자체와 주민이 참여하는 모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환경부가 지자체의 100% 재생가능에너지 자립을 지원한다. 독일 자벡시는 2008년 자립목표를 세우고 공공건물에 태양광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자벡시장의 100%자립 방향은 에너지전환을 통한 이득이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시민들은 협동조합 ‘자벡을 위한 에너지’를 통해 태양광, 풍력, 바이오가스에 투자했고 2013년 자립 목표를 달성했다. 독일정부는 재생에너지법을 통해 태양광과 풍력 등으로 생산한 전기를 고정가격으로 의무 구매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그 결과 독일에 설치된 재생가능에너지 설비의 절반은 시민과 협동조합이 소유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산 목록에 토지, 주택, 현금, 주식만이 아니라 태양광, 풍력, 바이오가스플랜트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우리도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에 참여해 이득을 얻는 시민이 많아질수록 에너지전환 정책은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제도를 잘 설계하고, 지자체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함께 부여한다.5)이유진. 에너지전환 중심은 사람이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17 / http://www.korea.kr/news/contributePolicyView.do?newsId=148842264
전력자립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지자체장에게수요관리 권한을 부여하고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면 된다. 포괄예산제로지자체가 지역에 알맞은 방식으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지자체 에너지 예산으로 대폭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자체는 지역의 자연과 인구구성, 산업과 사회적 요건을 반영해 주체적으로 에너지 교육, 재생가능에너지 입지 갈등 해결과 설치지원, 주민참여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서울시와 충청남도 홍성의 태양광보급계획은 다를 수밖에 없고, 달라야 한다. 지자체도 에너지관련 조직과 거버넌스, 정책과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미 전라남도 영광군, 경기도 여주시, 충북 괴산군 등과 같이 주민참여·주민수익공유형으로 풀거나 에너지와 복지를 연계하는 등 융합형으로 접근하는 모델을 다양한 지자체에서 시도할 예정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 에너지분권 분야상을 신설해 지자체에 동기부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 – 17개 광역지자체 지역에너지계획 수립 – 2기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 출범 등으로, 국가-광역-기초단위의 지역에너지 기반을 위한 연결고리는 형성되고 있다. 이 연결고리를 단단하게 엮는 데 있어 지자체와 지역 시민사회의 역할도 중요하다.2018년 4월, 지역을 기반으로 에너지전환 활동을 하는 33개 시민사회가모여서 지역에너지전환을위한전국네트워크를 결성하였다. 지역에너지넷은 서울·경기·충남·전북을 중심으로 대구·부산·광주가 결합하는 가운데, 경남과 인천에서도 준비위원회가 구성되고 있다. 지역 기반에너지거버넌스 형성에서 시민사회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지자체, 지역에너지넷과 지속가능발전협의회, 기후에너지네트워크,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에너지시민연대 등 관련 단체 간 협업도 필요하다.
지역에너지 전환은 이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믿는 이들이 많아질 때확산할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 미세먼지 저감, 그리고 특정 지역에 에너지 생산에 따른 고통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시민들이 많아질 때 ‘전환’은 현실이 될 것이다. 지자체가 앞장서서 에너지시민들과 함께 수요관리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통해 지역의 자립도를 높여가는다양한 정책을 수립해보자. 지자체장과 공무원들의 인식과 실천이 지역의 에너지자립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 1. | ↑ | BBC NEWS 코리아. 2019-04-30.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다른 곳으로 수도 옮긴다. |
| 2. | ↑ | Tom DiChristopher. Democratic presidential hopeful Beto O’Rourke proposes $5 trillion plan to combat climate change. 2019. |
| 3. | ↑ | Damian Carrington. School climate strikes: 1.4 million people took part, say campaigners. 2019. |
| 4. | ↑ | 환경부. 미세먼지 팩트 체크 미세먼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19.1. |
| 5. | ↑ | 이유진. 에너지전환 중심은 사람이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17 / http://www.korea.kr/news/contributePolicyView.do?newsId=1488422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