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명: 박성현. 2022. 「섬지역 수용력과 리질리언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엮음. 『회복력과 전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성찰과 제언』. 공공의제연구소 오름. 295-322쪽.)
변하고 있는 섬의 현실과 과제
섬의 현실
오늘날 우리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섬 사회의 모습을 보고 있다. 섬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유인도가 무인도로 변하고, 육지보다 심각한 고령화 문제는 공고하던 섬 공동체를 약화시키고 있다. 바다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은 간척과 매립, 연륙교의 건설로 육지가 되어가고, 급기야 섬사람 들은 인근 항구도시로 이주하면서 어업활동 시기에만 섬에서 생활하는 이중적인 삶을 살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와 해양쓰레기 문제는 섬 공동체의 단일한 대응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더불어 섬과 인근 바다에서 태양광 발전시설, 해상 풍력발전단지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의 주 무대가 되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생산 활동의 기반도 흔들리고 있다.
2020년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에는 464개의 섬에 822,930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 15세 미만 유소년인구는 총 95,350명으로 전체 섬 인구의 11.4% 를 차지하고, 65세 노년 인구는 187,636명으로 전체 섬인구의 22.5%를 차지하여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였다. 인구 구조를 살펴보면, 섬지역의 성비는 106.0으로 전국 100.4에 비해 더 높은 편이며, 섬지역의 총부양비는 52.4로 전국의 38.6에 비해 매우 높다. 또한, 섬지역의 유년부양비는 17.7% 로 전국의 16.9와 비슷하고, 노년부양비는 34.8로 전국의 21.7에 대비 매우 높은 편이며, 고령화지수는 196.8로 전국의 129.0과 비교할 때 섬지역이 매우 높다. 이처럼, 섬지역의 인구는 전국에 비해 총부양비가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노년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지수가 매우 높아 섬지역의 노인 인구의 생애주기를 감안할 때 특별한 사회적 변동이 없는 한 섬지역의 인구는 향후 큰 폭의 인구감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즉, 장밋빛 미래가 연출되기를 기대하기 힘든 곳이다.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은 전국 총 464개로, 전남에 전체의 58.5%인 271개가 있으며, 다음으로 경남(77개), 인천(38개) 순이다. 유인도의 개수와 달리 인구는 순서가 바뀐다. 인구는 총 82만여 명으로, 경남이 32만여 명으로 전체의 39.3%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로 인천, 전남 순이다. 보통 전남에 섬이 가장 많으므로 거주 인구도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전남에는 총 165,434명의 섬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2015년에 비해 약 2만 명이 감소한 수치이다. 가구 수도 2015년 대비 약 2천 가구가 감소하여 87,900가구로, 이는 자연 감소뿐 아니라 사회 감소도 같이 나타난 결과이다. 섬에서의 인구 감소는 단순히 특정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유인도에서 무인도로 되면서 삶터와 문화가 소멸하게 된다. 2015년 대비 2020년에 전남의 7개 섬이 무인도가 되었으며, 매년 한 개 이상씩 무인도가 된 것이다. 시군별로는 섬을 가장 많이 보유한 신안군이 3개, 여수시 2개, 진도군 1개, 무안군 1개로 나타났다.
이런 섬들의 특징은 10인 미만의 사람들이 사는 섬으로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하고 있는 「섬 발전 촉진 법」에 따르면 정책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10인 이상의 사람이 거주하는 섬만이 도서개발사업의 지원대상이 된다. 해양수산부는 「무인도서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인도만을 관리 대상으로 삼고 정책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10인 미만의 섬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었고, 어느 정부 부처도 관리를 하지 않는 구조이다. 실제, 이 섬들은 정기여객선도 다니지 않아 육지와 큰 섬을 개인 선박으로 통행하고 있으며, 기초 교육시설이나 의료·문화시설 등이 전무한 곳이다. 2020년 말 기준, 전남에 38개 섬이 10인 미만의 섬으로 인구 구조 상 앞으로 무인도는 더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인도가 무인도로 될 경우, 주변 해역의 이용범위가 축소되고 해역이용의 제약으로 자연스럽게 전체 수산자원의 생산량이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해역의 공동화는 해안 안보, 불법행위 감시, 해양 사고 대응 등 신속한 대처도 곤란하게 되어 결국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오늘날 섬지역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발표한 삶의 질 만족도는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섬지역 3.8, 어촌지역 4.9, 농촌지역 5.7, 도시지역 6.1로 나타났고, 인구소멸지수는 섬지역 0.234, 어촌지역 0.303, 농촌지역 0.341, 도시지역 1.208로 나타나1)박상우. “2021 어촌사회 전망과 이슈”, 『2021 해양수산전망대회 발표자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섬지역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입지별 삶의 질 만족도와 지역소멸지수2)같은 자료. 6쪽
그렇다면, 현재 섬주민들이 느끼는 불편 사항은 무엇일까? 우선 섬 지역 은 어느 곳보다 교통이 불편하고 기동력이 크게 떨어진다. 즉, 바다로 둘러 싸인 공간이다 보니 접근성의 문제가 가장 큰 장벽이 되고 있다. 다리가 연결된 섬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연안여객선이다. 연안여객선은 교통수단인 동시에 교통시설의 기능을 가진 핵심인프라다. 이러한 중요한 교통시설은 기상특보, 안개 및 파랑 등에 따른 연간 결항률이 20%를 상회 하고, 선박의 노후화로 인한 안전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낮 은 임금 및 근로 환경의 문제로 우수 선원의 수급이 어려워 선박 운항의 안정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섬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적지 않은 피해를 받고 있다.
건강·의료 서비스도 미흡하다. 평생 고된 농어업에 종사해 온 섬주민 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섬주민 들의 복지 수요 조사를 해 보면, 물리치료와 의료서비스 제공을 바라는 비율이 여타 지역보다 높다. 섬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공공의료서비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민간의료서비스의 경우 공공성보다 영리 추구가 우선이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도시에 주로 입지하는 경향이 있지만, 섬지역은 적은 인구수로 인해 절대적 의료서비스의 수요가 부족하고, 고립성으로 인해 병원 운영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고, 의료서비스 인력 수급 의 어려움으로 민간의료시설이 섬지역에 입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또 한, 공공의료서비스가 없는 섬이 무려 전국 243개(전체의 67.3%)나 된다.
영농·영어 활동을 위한 일손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섬에서는 상당히 고령인데도 생계를 위해 여전히 농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경제활동의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일손 부족이라고 대답한다.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영농·영어 규모를 축소 하거나 포기하게 된다. 이는 소득 문제와 직결된다. 내륙과 가까운 섬은 외국인 노동자의 힘을 빌려 근근이 영농·영어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섬들은 경제활동을 포기하고 점차 섬을 떠나는 사람들이 나타나 고 있다.
이곳은 삶의 공간을 지탱할 수 있는 젊은 층의 부재로 마을의 대소사를 해결할 수 없는 구조이다. 또한 경제활동 어업권의 대물림이 지속되고 있으며, 외지인에 대한 배타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제1차 산업 외에 경제소득 요인이 매우 제한적으로 경제적 지속성 담보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외지인들이 소유하는 토지가 증가함에 따라 공 공개발 시 높은 비용이 발생하여 개발의 제약을 안고 있기도 하다. 과거와 달리 섬주민이 주인으로서의 내발적 발전에 대한 인식이 점차 사라지는 경 향도 보이고 있으며, 귀어·귀도인에 대한 공동체 내 불편한 시각이 잔재 하고 있다.
또한 30년 동안의 도서개발사업 중 섬마을의 경관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기도 하였다. 오늘날 섬마을 경관은 돌출 전신주, 주변경관과 조화되지 못하고 지나치게 도시적인 관광 숙박시설, 해안의 과도한 인공화, 갈수록 슬레이트(slate), 슬래브(slab)화되어가는 지붕 형태나 원색의 자극적인 지붕 색채, 옥외광고물의 난립 등이 섬과 어촌의 분위기를 훼손시키고 있다. 또한, 도로 조성 및 정비 등에 의해 발생한 절개지 복원의 미흡, 난개발에 의한 구릉 절개지의 방치, 부적절한 위치의 송전탑, 각종 시설물 유지관리의 부족, 해안 쓰레기의 방치 등이 우리네 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관의 실상이다.
해결과제
새로 출범한 정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6대 국정 목표 중 하나로 선정했고, 윤석열 대통령도 2022년 5월 26일 첫 국무회의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이 목표는 대한민국 어느 지역에 살던 ‘기회의 균등’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이며, 입지적 공간 중 가장 낙후된 섬 지역에 살더라도 기회의 균등을 누릴 수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복지국가란 국민 전체의 안녕과 행복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이 강조되는 사회를 의미하며, 보편적인 시민의 권리(사회권)가 보장되는 사회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복지서비스를 증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섬에 처한 문제를 개선·해결하는 것이 섬복지의 기본이다. 물론 문제 해결에 제약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천되어야 할 사항이다. 우선, 섬지역 교통복지 차원에서 여객선공영제의 시급한 도입이 필요하다. 연안여객선은 육상의 철도나 도로와는 달리 수송 수단으로서의 모드 (Mode)와 도로와 같은 링크(Link)를 선박이 겸하고 있기 때문에, 고속도로 건설을 정부가 책임지듯 선박 구입이나 유지 그리고 안전한 바닷길(항로) 을 정부가 책임져야만 하는 것이다. 새 정부는 2025년까지 여객선공영제를 도입한다고 공언하였으므로, 우리 실정에 적합한 제도를 만들고 안전한 바 닷길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둘째, 정부는 의료서비스 확충을 위해 시급히 거점 섬의 응급의료센터 를 설립하고, 섬지역의 보건소의 조직과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 의료시설 이 없는 섬마을은 순회 진료 서비스를 확충해야 한다.
셋째, 일손 부족 문제는 마을 공동영농, 농어업지원조직, 대행 서비스를 통해 어느 정도 접근이 가능하다고 본다. 영농(어)조합법인이 고령자의 농 지(양식장)를 위탁 경작하거나 부분 작업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섬개발 사업 시, 주민 수요에 기반한 주민역량 강화(empowerment)를 우선 추진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생산기반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주민의 생 산활동은 주민의 기초수요에 기반하여 추진한다. 주민들이 바라는 섬 발전상과 그 인식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며, 주민의 입장에서 균형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섬의 공동체 특성을 고려하여 사업을 추진하여야 한다. 가장 낙후된 섬지역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 섬은 국가영토의 초석, 배타적 경제수역의 기점, 해양자원의 이용, 자연과의 공생의 장, 식량의 안정적 공급기 지로서의 역할 등으로 그 가치가 어느 곳보다 높다. 또한 이 같은 가치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점증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 1. | ↑ | 박상우. “2021 어촌사회 전망과 이슈”, 『2021 해양수산전망대회 발표자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
| 2. | ↑ | 같은 자료. 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