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포트는 2021년에 펴낸 『새로운 미래, 담대한 여정』에 실린 이태겸님의 글입니다. 이 사이트에는 원문의 일부만 게시했습니다. 전체 내용은 하단의 PDF파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명: 이태겸. 2021. 「국내 노인놀이터 조성을 위한 가이드라인과 정책적 제언」.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기획. 『새로운 미래, 담대한 여정』. 공공의제연구소 오름. 60-96쪽)

1. 한국 사회가 늙고 있다 

액티브시니어의 ‘나빌레라’ 

2016-2017년 연재된 웹툰 ‘나빌레라’는 우편 공무원에서 은퇴한 노인 심 덕출이 소년 시절부터 가져온 꿈인 발레를 배우는 만화로, 노년의 생활문화, 가족관계, 그리고 치매와 같은 노년 질병 등 우리사회 노인의 이야기를 발레 라는 소재를 통해 감동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웹툰은 2019년 5월 서울예 술단에 의해 뮤지컬로 공연되기도 하였고, 2021년에는 드라마로도 방영되며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노인’은 만 65세 이상의 인구를 지칭하는 용어이다.1)통계청. 고령인구비율(65세 이상). 2019. 최근에는 상대적으 로 젊은 노인을 뉴 시니어(New senior) 또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 부른다. ‘나빌레라’의 주인공 ‘심덕출’ 또한 액티브 시니어이다. 이들은 여생을 소일 하며 보냈던 기존 실버세대와 달리 ‘건강한 노년의 삶과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와 잘 죽는법(well-dying)에 관심이 많다. 

고령인구의 증가에 따라 노인의 다양한 여가활동 욕구에 부합하는 여가 장소 및 프로그램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노인의 활 동공간은 노인복지관, 경로당, 노인교실 등 정적활동을 위한 실내시설에 치중 되어 있다. 국내 노인복지는 격리형 보호와 돌봄에 치중되어 노인의 여가활동 욕구와 노인여가시설 간의 괴리가 존재한다. 이러한 괴리를 해소하며, 동시에 노인의 주체적 활동을 장려하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시켜 줄 수 있는 놀이형 노인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돌봄 비용 상승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으며, 2025년경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피터 자이한(Peter Zeihan)이 제시한 세계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평균 연령은 이미 40세를 넘었으며, 2030년에는 평균 연령이 50세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의학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출생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의 가속화와 함께 고령 장애인 비율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다. 65세 이상 장애인 비율은 2010년 37.1%에서 2019년 48.3%로 증가하였다.2)보건복지부. 2019 등록장애인 현황 자료. 2020-04-20. 현재는 비장애인이지만 향후 노화로 행동에 제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고령자까지 포함하면 고령 장애 출현율 또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은 노화를 통해 근력이나 유연성 등 생체 구조와 기능이 쇠퇴하는데,3)현외성. 한국노인복지학 강론. 유풍출판사. 2005. 주로 등산이나 산책과 같은 유산소 운동에 집중하는 우리나라 노인의 운동 행태로는 근력 퇴화를 방지하기가 어렵다.4)헬스조선. 2020-02-27. 노인에게 필요한 ‘백근(白筋)’ 어떻게 단련하나? 노인들이 유산소 중심의 운동만 할 경우, 일상생활에 중요한 유연성, 균형 등과 같은 기능 또한 기르기 어렵다. 노인 낙상 사고 비율이 다른 연령의 10배, 낙상 사고 입원 비율은 다른 연령의 8배에 육박하는 이유이다. 낙상으로 인한 대퇴골 골절은 발생 후 심각한 기능 저하와 각종 합병증을 유발한다. 심지어 골절 후 합병증으로 6명 중 1명이 1년 이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5)건강검진뉴스. 2020-12-23. 겨울철 빙판길, 노인 낙상 주의…코로나19로 집안 낙상 사고도 늘어. 



<그림 1> 세계 주요국가 인구통계

자료: https://zeihan.com6)https://zeihan.com



신체 노화로 인한 안전사고는 건강보험료 지출의 주요 원인이다. 2019년 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2019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진료비는 전체 진료비의 40%를 차지했으며, 2025년에는 60조 원까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7)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제출 자료. 2019. 이뿐 아니라 가정의 부양 부담증가, 복지비용 증가, 노인 우울증 문제 역시 돌봄에 대한 사회·경제적인 부담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노화에 대비하기 위한 운동시설과 이를 뒷받침하는 프로그램 등의 공공 건강시설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림 2> 2020년 노인돌봄예산

자료: 보건복지부; 한국경제. 2019-11-08.8)보건복지부; 한국경제. 2019-11-08. 복지 확대·빠른 고령화에 노인돌봄 예산 내년 1.8兆…3년 새 두배 넘게 늘었다.


<그림 3> 65세 이상 노인의 진료비 지출 예상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국민일보. 2016-01-04.9)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국민일보. 2016-01-04. 2060년 노인 의료비 최대 20배 늘어난다.

2. 포용적 성장을 위한 커뮤니티케어

세계적으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이 새로운 성장 모델이자 국가정책의 핵심 의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이하 OECD)에서도 사회통합(social cohesion)의 요소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사회 이동(social mobility)과 함께 사회적 포용(social inclusion)을 강조하였으며, 한국 역시 지속적인 성장과 사회통합을 위해 맞춤형(well-targeted) 사회지출의 폭을 확대하고 새로운 복지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우리 정부 또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국정 목표하에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중요한 국정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용적 복지국가란 어느 계층도 소외되지 않고 경제성장의 과실과 복지서비스를 고루 누리며, 개인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이다.10)보건복지부 보도자료. 2017-12-18. 인간의 가치를 존중하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논하다! 포용적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서는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소득보장과 건강·의료보장 외에 지역 주도의 맞춤형 돌봄 보장이 필요하다. 현재,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지방소멸 및 사회자원노후화 등 사회여건변화로 인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료·보건·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 장애인, 아동 등이 평소 살던 곳에서 적절한 서비스를 지원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 통합 돌봄) 실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11)보건복지부. 커뮤니티케어형 도시재생뉴딜사업 모델 마련 연구. 보건복지부. 2019.  이에 대해 정부는 2018년 11월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1단계 : 노인 커뮤니티 케어)’을 발표하고 통합돌봄 제공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추진 로드맵과 주거, 건강·의료, 요양·돌봄12)돌봄이란 커뮤니티케어 정책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로 의료적 치료 및 관리를 비롯하여 요양, 일상생활 지원, 욕구에 적합한 주거와 여가문화 및 사회참여를 포괄한다(이윤경. 커뮤니티케어의 도입과 방향. 도시문제. 2018. 제 53권 600호)., 서비스 통합 제공의 4대 중점과제를 제시했다. 그리고 2019년 6월부터 2년간 16개 시군구에서 지역 자율형 통합돌봄모형을 만들기 위해 선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한 커뮤니티케어의 주요 중점과제의 실천전략으로 ‘경로당·노인교실에서의 운동, 건강예방 등의 프로그램 활성화’ 방안이 제시되었다. 건강예방·관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경로당을 2022년까지 3만 개소, 2025년까지 4만 8000개로 확대하는 계획이다. 특히 노화적응 및 건강유지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노인놀이터는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3. 노인에게도 놀이터가 필요하다

놀이와 장소가 결합된 공간인 놀이터는 어른보다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인식되어왔기에 노인을 위한 놀이터는 낯설게 다가온다. 하지만 모든 세대는 각자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즐길 권리가 있으며, 노인에게도 그들을 위한 놀이터가 필요하다.

노인놀이터(어르신 놀이터, 시니어 야외운동공간)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노인복지의 새로운 형태로 활발하게 조성·이용되고 있다. 노인놀이터를 구성하는 다양한 운동기구와 프로그램은 노인에게 적합하게 설계되었으며, 노인이 자발적으로 여가 행위를 주도하고 그들의 신체와 정신이 건강하게 노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노인들은 건강을 관리하며 나아가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유럽과 미국,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 노인놀이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였고, 노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몇 년 전부터 고령화 시대 노인의 건강한 노화를 위한 야외활동 공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2020년 2월에는 국회에서 ‘시니어 콘텐츠 포럼’이 개최되었고, 9월 16일에는 서울에서 전국 2개 시도 및 10개 시군구 자치단체장이 모여 ‘노인정책 전환 모색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놀이형 노인복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2021년부터는 충청남도, 경기도, 대구광역시 등 다수의 지자체가 노인놀이터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노인을 위한 놀이형 놀이터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여러 지자체가 노년층의 이용 빈도가 높거나 접근성이 좋은 공원 등을 대상지로 선정하고 노인놀이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12월 충청남도 공주시는 금성동 춘수정 도시공원에 ‘어르신 놀이터’를 조성하였다. 노인의 신체균형과 유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어르신 건강 놀이기구 10여 종이 설치되었으며, 전문강사가 배치되어 기구 등을 활용한 다양한 건강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놀이형 복지 공간으로서 실외형 노인놀이터 조성은 이미 현실화 단계에 와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는 노인놀이터를 설치하기 위한 실용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 미약하게나마 이러한 어려움을 헤쳐나가도록 도울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라며, 국내 노인놀이터 조성과 노인운동시설 설치에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사업을 실행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노인놀이터 명칭, 입지 선정, 운동프로그램 개발, 법률 및 제도적 지원, 연계 사업 등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참고할 만한 노인놀이터 선진사례와 모델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참고문헌   [ + ]

1. 통계청. 고령인구비율(65세 이상). 2019.
2. 보건복지부. 2019 등록장애인 현황 자료. 2020-04-20.
3. 현외성. 한국노인복지학 강론. 유풍출판사. 2005.
4. 헬스조선. 2020-02-27. 노인에게 필요한 ‘백근(白筋)’ 어떻게 단련하나?
5. 건강검진뉴스. 2020-12-23. 겨울철 빙판길, 노인 낙상 주의…코로나19로 집안 낙상 사고도 늘어.
6. https://zeihan.com
7. 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제출 자료. 2019.
8. 보건복지부; 한국경제. 2019-11-08. 복지 확대·빠른 고령화에 노인돌봄 예산 내년 1.8兆…3년 새 두배 넘게 늘었다.
9.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국민일보. 2016-01-04. 2060년 노인 의료비 최대 20배 늘어난다.
10.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2017-12-18. 인간의 가치를 존중하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논하다!
11. 보건복지부. 커뮤니티케어형 도시재생뉴딜사업 모델 마련 연구. 보건복지부. 2019. 
12. 돌봄이란 커뮤니티케어 정책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로 의료적 치료 및 관리를 비롯하여 요양, 일상생활 지원, 욕구에 적합한 주거와 여가문화 및 사회참여를 포괄한다(이윤경. 커뮤니티케어의 도입과 방향. 도시문제. 2018. 제 53권 60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