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7월14일,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을 투자해 ‘디지털 뉴딜·그린 뉴딜’을 중심으로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350만개 일자리 창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238만개 일자리 창출)와 유사한 사업 방식이라는 점에서 볼 때 ‘NewDeal’이라 부르기엔 과거 정부의 방안과 차별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지금의 한국판 뉴딜은 철학과 방향에 대한 충분한 사회화 과정보다는 엘리트 관료 중심의 톱다운(Top Down)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화, 자동화 등 노동절약형 기술진보에 따른 노동과 고용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사회적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계획은 찾아보기 어렵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100세 삶이 보편화되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시대’ 도래에 따른 대응책도 미흡하다. ‘좋은 노동’과 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인구변화에 대한 대응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 혁신과 성장 동력에 초점이 맞춰진 까닭이다.
도덕적 해이는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금융시장을 붕괴시키는 위협요인을 말한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누가 금융시장을 붕괴시키는 위협적 행동을 하고 있는가. 외환위기 때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금융기관에 지원된 공적자금은 총 168조 7천억 원이었으나 지난 6월까지의 회수율은 69.5%에 그쳤다. 이에 반해 20%가 넘는 고금리를 10% 안팎의 금리로 바꿔줬던 서민금융상품에서 채무자의 변제율은 70%를 넘는다. 여전히 10%는 서민에게 높은 금리인데도 말이다. 금융기관은 자금이 사회적으로 생산성 있는 곳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방기해 왔다. 부동산과 기업을 위한 대출이 금융 부실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도대체 누가 도덕적 해이를 저지르는 것인가.
일본은 지난해 7월 한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꺼내 들었다. 일본 반도체 업계가 수출하는 물량의 절반 정도는 한국이 구매하고 있어 일본 반도체 업계의 타격은 불 보듯 뻔한데 전면전을 걸어오는 실수를 저질렀다. 커져만 가는 한국의 세(勢)를 꺾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선 까닭은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때문이라기보다는 양국의 국운을 걸고 벌이는 무역 전면전일 가능성이 더 크다. 냉정함을 잃어서는 안 된다. 한일 간의 기술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권이 주장하는 것처럼 우리의 부동산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시장주의에 기반한 공급위주의 정책도 부동산 가격 폭등과 가계부채 폭증을 비켜갈 수 없었다. 다른 상품처럼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도 않는다. 인구는 감소하고 있고 가구 수도 조만간 감소할 상황에서 공급 부족 논리는 건설업자들 배를 불리는 일일 뿐 허상일 수도 있다. 과거와 다른 원인분석과 대응방식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21대 국회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으로는 21대 국회 또한 그다지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울 듯 보인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 발표에 따르면 GTX, KTX, 철도, 고속철, 지하철, 전철, 도로 등 SOC 공약이 후보자들의 전체 공약에서 14%를 차지했다. 입법 공약은 거의 없고 건설, 조성, 유치 등 지역개발 사업이 국회의원 공약의 대부분이었다. 희망상임위도 국토교통위 45.9%,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산자위) 31.5% 등이었고, 성평등 실현 등을 다루는 여성가족위는 2.5%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국토교통위와 산자위에 소속된 의원들은 생환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것을 핑계로 유야무야 넘기려 할 뿐이다. 실제로 이번 총선에서 20대 현역 의원 전체 당선 비율은 41.7%였으나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의 생환율은 56.7%로 가장 높았다. 산자위 소속 의원들도 평균 생환율보다 높은 44.4%였다. 하지만 이들 상임위 경험을 가진 위원 중 금품수수 등 비리나 논란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거나 구속된 의원들이 다수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7일 제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3대 프로젝트로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 디지털화’로 설정했다. 디지털 경제로의 가속화가 기본 방향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한국판 뉴딜에도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희망의 좌표인 별, ‘방향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 위기 국면을 틈타 재벌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른바 ‘재난 자본주의’가 심화될 것이라는 비판과 사람 없는 경제, 탈고용 경제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ㆍ15총선에서 민주당은 유례없는 압승을 거뒀다. 정부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 야권에 대한 심판, 안티테제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줬다. 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거였기에 한 발 더 들어가서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어떤 요인들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출처 : 경기일보 – 1등 유료부수, 경기·인천 대표신문(http://www.kyeonggi.com)
1990년대까지 서구의 진화론은 인간 행동의 동기를 이기심 하나로 설명했고, 이는 경제 이론 전반을 지배해왔다. 그러나 영장류행동 전문가인 드 발에 의하면 20세기 말에 이르러 어린아이와 유인원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인간의 두뇌는 타인의 고통에 반응하고 서로를 보살피도록 설계돼 있다고 밝혀낸다. ‘슈퍼협동존재(supercooperator)’로의 전환을 선언하게 이르렀다는 것이다. 사실 인간의 본성은 하나로만 설명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오히려 다양한 특성들이 공존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위기의 상황에서는 이타심이 이기심을 압도할 때만이 위기에 대항할 수 있는 본능적 감각을 인류는 내재하고 있다고 믿는다. 코로나 시국의 시민들의 숭고한 헌신, 연대와 협력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4ㆍ15 총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 선거는 국민을 대표해 국가의회를 구성하는 의원 300명을 선출하는 선거다. 헌법 제40조의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라는 규정에 따라 국회는 입법권을 가지고 있으며, 집행부와 사법부를 감시ㆍ견제하는 국정 통제 기관의 지위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입법권은 국회의원의 가장 본연의 역할 중 하나다. 그런데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조사결과(2020년 2월7일 기준)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의 선거공약 중 입법공약은 15.4%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