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6년 3월 발간된 『함께 회복력: 위기의 시대, 공존을 설계하다』에 수록된 오현순 저자의 기고문입니다. 인용 시에는 아래 서식에 맞춰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출처명: 오현순. 2026. 「불확실성의 시대, 함께 건너는 힘: 회복력과 시민사회」. 이민주·이윤석·배보람·진상현·이현성·오현순. 『함께 회복력: 위기의 시대, 공존을 설계하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엮음. 공공의제연구소 오름. 165-203쪽.)

목차

  1. 불확실성의 증가와 위험 사회
  2. 회복력의 개념 and 다원적 이해
  3. 시민사회가 만드는 도시의 회복력의 조건
  4. 함께 견딘 시간들: 시민사회가 만든 회복력의 경로
  5. 회복력 강화를 위한 정책 제언

1. 불확실성의 증가와 위험 사회

21세기에 들어 우리의 일상은 서로 얽힌 복합위기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한국 사회는 산불·홍수·가뭄·폭염과 같은 기후재난을 비롯해 에너지·식량 불안, 인구구조의 변화, 양극화, 청년·중장년 자살률 악화, 기술 발전과 디지털 전환이 불러온 새로운 위험을 동시에 겪고 있다.1)이 글의 서문, 회복력 개념, 회복력 조건(주요 요소)은 오현순(2025, 2026)의 저서에 기초하여 작성하였다. ‘회복력’은 resilience의 번역어로, 본문에서는 ‘회복력’과 ‘리질리언스’를 혼용하여 사용하였다. 이러한 위기들은 개별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상호 연결되며 사회 전반에 중첩된 충격을 가하고 있다.

1980년대 말까지 이어진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의 압축적인 양적 성장은 삶의 물질적 조건을 개선했지만, 그 이면에는 생태적·사회적·경제적 위기를 축적해 왔다. 그 결과 양극화는 심화되고 공동체적 가치는 약화되었으며, 불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현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이승원, 2016). 이러한 성장 방식이 남긴 구조적 한계 속에서 현대의 위기는 과거 개발 패러다임의 연장선에서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로 여러 정부 온라인 서비스가 장시간 마비된 사건은, 단일 사고가 다양한 공공 서비스로 연쇄 전이되는 ‘시스템적 리스크’의 전형을 보여준다. 자연·환경·기술의 경계는 흐려지고, 복합적 원인이 상호작용하면서 피해가 증폭되는 양상은 점차 일상화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물·식량·보건·생태계를 연쇄적으로 흔들고, 전쟁과 지정학적 불안은 에너지 가격과 생계, 지역경제의 불안을 심화시킨다.

이와 같은 복합성과 연쇄성, 대규모 피해의 가능성은 불확실성을 사회의 상수로 만든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완벽한 사전 통제나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대규모 재난 앞에서 개인이 체감하는 무력감도 커진다. 그 결과 위기의 대응 방식에 대한 관심은 ‘위험을 차단하는 것’에서 ‘어떻게 함께 위험을 다루고 견디는가’라는 질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복잡계 관점에서 사회 시스템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교란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위기와 재난은 단일 사건이 아니라 상시적이고 복합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예측 가능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사후 복구 패러다임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워커 외, 2015). 이에 따라 회복력 전략은 불확실성을 제거하려 하기보다, 교란을 흡수하고 적응하며 전환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세계적 담론과도 맞닿아 있다.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효율성과 생산성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적응성과 회복력의 시대로의 전환을 촉구한다(리프킨, 2022). 줄리아 토머스(Julia Thomas) 또한 인류가 직면한 위기는 성장의 신화를 넘어, 형평성과 친절, 회복력에 기반한 새로운 가치 전환을 요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한겨레신문, 2023).

불확실성의 시대에 시민사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복합위기 속에서 시민의 참여와 연대를 바탕으로 위험을 인식하고 대응의 방향을 공동으로 형성하는 핵심 주체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포항 지진 사례에서 확인되듯, 주민의 경고와 생활지식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될 때 재난은 사회적 비극으로 확대된다. 이러한 사건들은 재난이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민주적 거버넌스의 부재와 사회적 신뢰의 붕괴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회복력은 기술적 대비책만으로 확보될 수 없으며, 위험을 함께 인식하고 대응하는 시민사회의 조직화된 역량이 뒷받침될 때 실질적인 힘을 발휘한다.

이러한 논의는 회복력의 주체와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회복력은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2023년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규모 재난 이후 공동체가 내부자의 생존을 명분으로 외부자를 배제하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재난 상황에서 ‘우리’와 ‘타자’의 경계가 얼마나 쉽게 강화될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 재난은 물리적 피해를 넘어 사회적 붕괴로 이어질 수 있으며, 회복력이 ‘배제의 견고화’가 아니라 ‘공존의 복원’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숙의와 신뢰, 참여와 연대를 축으로 한 사회적 역량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이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시민사회가 회복력의 관점에서 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지 살펴본다. 이에 학습과 숙의, 사회적 자본, 다핵형 거버넌스라는 회복력의 원칙 속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을 어떻게 정식화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시기 여러 국가에서 관찰된 시민사회의 대응 사례를 통해,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 회복력의 개념과 다원적 이해

1) 회복력 개념의 기원과 확장

회복력(resilience)은 생태학자 홀링(Holling)이 1973년에 발표한 논문 「생태계의 리질리언스와 평형」에서 학문적 개념으로 처음 사용되었다. 이 논문은 가문비나무좀벌레(spruce budworm) 발생과 이에 대한 인간의 개입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연구이다. 캐나다와 미국의 산림 당국은 가문비나무좀벌레를 퇴치하기 위해 대규모 살충제를 살포했으며, 그 결과 표적 해충뿐 아니라 다른 곤충과 새, 포유류까지 함께 죽으면서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오히려 더 큰 피해가 발생했다. 홀링은 가문비나무좀벌레 방제 사례를 통해 자연 생태계가 외부 충격에 직면하더라도 스스로 조정하고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했다. 살충제 살포와 같은 과도한 인간의 개입이 생태계의 자율적 회복 과정을 훼손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은 이후 회복력 사고의 출발점이 되었다.

회복력의 본래 의미는 ‘원래대로 다시 되돌아오다’, ‘다시 튀어 오르다’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눌리거나 늘린 뒤 본래 모양이나 위치 등으로 다시 튀어 오르거나 돌아가는 능력(탄력성)을 말하며, 힘이나 정신, 좋은 기분 등을 신속히 회복하는 능력, 즉 시스템이 변수가 많은 환경을 견디고 살아남는 능력을 재는 척도”(메도즈, 2022)이다. 이는 ‘메짐성’과 ‘경직성’의 반대 개념으로 이해된다.

회복력은 분야별로 공학적, 생태적, 사회적, 사회생태적 회복력으로 구분된다. 공학적 회복력은 손상이 가해졌을 때 시스템의 안정성(균형상태)을 위해 원래 상태로 빠르게 되돌아가는 능력을 의미한다. 생태적 회복력은 공학적 의미처럼 원래 상태로의 복귀에 주목하기보다는, 충격이나 변화 속에서 생태계가 지속 가능한 능력을 유지하며 변화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사회적 회복력은 “혼란 속에서도 본래의 기능과 구조,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며(Walker et al., 2004), 생태학적 회복력과 이론적 기반을 공유하면서도 사회적·정치적 변화와 충격 요소를 함께 다룬다(서지영 외, 2014). 즉, 사회 집단이나 공동체가 사회적·정치적·생태학적 변화에서 기인하는 외부 충격과 위험을 다루는 능력을 포함한다.

사회생태적 회복력은 공학적·생태적·사회적 회복력 개념을 포괄적으로 확장한 개념이다. 이는 각각의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충격과 변화를 겪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서로 얽혀 영향을 미치며 변화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자연은 상호의존적 관계에 있으며, 인간은 사회시스템과 생태시스템의 일부로서 두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사회생태시스템(SES)은 인간과 자연이 하나의 통합된 체계로 작동하는 복잡적응계의 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사회생태시스템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그 과정에서 예측이 어렵고 비선형적으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통제 또한 쉽지 않다.

따라서 복잡계 과학을 전제로 하는 사회생태적 회복력은 기존 상태로의 유지를 포함하되, 단지 균형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의 안정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스템 환경에서 자기조직화, 학습, 혁신을 통해 적응하고, 필요한 경우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Gunderson & Holling, 2002; Walker et al., 2004; Resilience Alliance, 2005; Folke, 2006). 즉, 사회생태적 회복력은 시스템이 충격이나 변화 후에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울 수 있으며, 시스템이 회복력이 강화된 방향으로 적응하고 재조직화할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을 둔다.

<그림 1> 사회생태적 회복력 개념

자료: Folke(2006)와 전대욱(2022)의 내용과 그림 참고하여 재구성

2) 복잡계에서의 적응과 전환

그렇다면 시스템이 회복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적응하고, 더 나은 재조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적응력은 “외적 자극과 내적 변화를 적절히 조절하여 기존의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능력”(Pisano, 2012; 하현상 외, 2014: 417)을 말한다. 또한 적응력은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모색하므로,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일반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변화 속에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능력까지 포함한다.

사회생태시스템에 대한 초기 연구의 대부분은 교란을 흡수하고 기능을 유지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점차 끊임없는 변화, 비선형 역학, 느린 변수와 빠른 변수의 상호작용, 불확실성이 내재된 복잡계에서는 단순히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견고성의 완충 효과에만 의존하지 않는다(Folke, 2006; Bento & Couto, 2021). 이러한 복잡계는 경로 의존성, 여러 임계값의 존재, 그리고 서로 다른 체제 전환 가능성이 동시에 공존하는 특성을 지니며 상호작용한다. 이로 인해 시스템의 역학은 단일한 방향으로 수렴하기보다 다양한 변화의 경로와 가능성을 내포하게 되며, 따라서 회복력을 지나치게 규범적으로 이해하기보다 “정적 특성과 관행이 아닌 예상치 못한 사건을 예측·대응하며 적응하는 메타 역량”으로 볼 필요가 있다(Bento & Couto, 2021).

진화론적 시각에서 회복력은 단순히 충격에 대한 견고성이나 지속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스템이 경험하는 변화와 혼란, 충격은 새로운 체제로의 진화나 개선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Folke, 2006; 하현상 외, 2014: 417, 재인용). 이러한 이해에서 적응력과 전환 능력은 사회생태시스템이 예상치 못한 사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자기조직화와 학습 등 행위자들의 역량에 주목한다. 자기조직화 역량은 인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시스템에서 협력적 학습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지식의 공동 생산을 촉진하는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된다(Bento & Couto, 2021). 이 과정에서 에이전트의 조직 방식과 집합적 행동의 형성은 시스템이 보다 적응적인 구조로 진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3. 시민사회가 만드는 도시 회복력의 조건

도시 공간은 체계적이고 경제적인 착취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도시 자체와 도시적 생활이 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다. 르페브르(Henri Lefebvre)에 따르면 도시는 단순히 공간을 조금씩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토지와 부동산뿐 아니라 공간 자체가 교환가치로 변형된다(슈미트, 2023: 103). 쇼핑몰, 민자 철도, 오락 센터 등은 사적 이익에 따라 통제되는 준공공 공간으로 구성되며, 그 과정에서 주민과 방문객은 모두 거대한 시장 지향적·소비 지향적 스펙터클 속에서 단순한 ‘엑스트라’로 축소된다고 그는 지적한다(슈미트, 2023: 103).

공공 공간의 사유화와 도시의 중심-주변 구조는 도시 접근의 기회와 가능성을 제한하고, 경제적 착취를 심화시킨다. 도시 자원에 대한 접근은 메트로폴리탄 엘리트가 통제하고 전유하며, 이로 인해 사회적 생산성 또한 제약을 받게 된다(슈미트, 2023: 104-105). 그 결과, 도시의 가장 중요한 특질 가운데 하나인 예상하지 못한 만남과 비계획적 상호작용의 가능성이 사라진다. 이러한 착취적 구조 속에서 도시는 공공성을 잃고 위기에 취약한 체계로 변모한다. 따라서 도시는 내재된 위험이 매우 유기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스트레스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적응력을 높이며, 구성원 간의 의사결정을 통한 전환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회복력 도시(resilient city)와 도시의 권리(Right to the City)는 시민이 도시를 단순히 기본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공간으로 소비하는 것을 넘어, 공동의 삶을 스스로 조직하고 재구성할 권리를 갖는다는 점에서 만난다. 르페브르가 말한 도시의 권리2)르페브르의 ‘도시에 대한 권리’ 개념은 1960년대 프랑스의 급격한 도시화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포드주의의 부상과 케인즈식 복지국가의 확장, 농촌 인구의 도시 이주, 기능주의적 도시 재구조화는 일상생활의 근본적 현대화를 가져왔고, 르페브르는 이를 ‘도시의 위기’, 즉 일상생활의 동질화, 공학화, 식민화로 설명했다. 이러한 위기는 베트남전쟁, 차별과 소외, 도시 정체성의 파괴 등에 저항하는 다양한 사회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다(슈미트, 2023: 84).는 단순한 공간 접근을 넘어, 현대 도시의 위기를 새로운 대안을 상상하고 실현 가능한 도시 세계를 창조할 기회로 전환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슈미트, 2023: 108). 그리고 그러한 새로운 상상을 실현할 시민이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체로 참여할 권리를 갖는다는 점과도 일맥상통한다. 도시의 권리는 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시민이 능동적 행위자로 서는 조건이며, 회복력은 그러한 권리를 현실화하는 집합적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더 나은 도시의 미래는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와 집단 학습(collective learning)을 가능하게 하는 시민사회의 토대를 전제로 한다. 시민사회는 주민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학습하며 집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공간으로서, 자기조직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뒷받침한다. 주민들의 문제 해결 역량이 축적되고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형성될 때, 공동체는 충격을 흡수하고 변화를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나아가 이러한 역량은 적응적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사회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하에서는 자기조직화를 통해 회복력을 갖추기 위한 주요 요소로 학습, 다중심 거버넌스, 능동적 행위자의 역량, 사회적 자본을 살펴보고자 한다.

1) 학습

사회생태시스템의 지식은 불완전하다. 관리 또한 불확실성을 지니며, 변화와 돌발성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리질리언스를 강화하기 위한 시민 역량의 핵심 토대로서 학습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회생태시스템은 비선형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변화와 충격에 자주 노출되지만, 피드백을 통한 정보 교환은 학습으로 이어지며 리질리언스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정보 교환과 학습을 통해 위험과 위기를 진단하고, 충격 발생 시 대응과 적응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학습은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기억และ 사실, 기술과 방법을 익히고 그 의미를 이해·추출하며, 현실을 해석하고 재해석하는 과정 속에서 지식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빅스 외, 2023: 231). 또한 학습은 사회생태시스템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존 지식을 지속적으로 수정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가치를 재평가하며, 시스템에 대한 대안적 이해를 기술하고 평가하는 과정 또한 학습의 중요한 기능이다(빅스 외, 2023: 228).

이러한 학습 구성 요소 가운데 특히 ‘기억’은 과거로부터 축적된 외부 충격 대응 경험이 세대를 거쳐 전수되며 리질리언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Davidson, 2010: 1141). 이와 함께 전통적 지식과 새로운 지식의 통합은 외부 충격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으로 제시된다(Berkes & Ross 2013). 사회생태시스템에서 전통적·지역적 지식을 배제하고 과학적 지식만을 우선시할 경우 회복력이 오히려 훼손될 수 있는데, 실제로 캐나다의 마을 주민들이 대구 어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결과 어장이 붕괴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빅스 외, 2023: 241).

빅스 외(2023)는 학습의 효과를 위한 실행 방안으로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3)빅스 외(2023)의 내용을 토대로 재정리하였다.

  • 장기간 실험과 모니터링을 통한 느린 변수와 문턱 등 관리
  • 일회성이 아닌 장기간 상호작용을 위한 정기적인 포럼
  • 다양한 관점과 해결책을 위한 다양한 주체의 참여 보장
  • 정보의 대칭성과 투명성 확보
  • 갈등 관리와 다양한 세계관의 공유와 협의(합의)를 위한 환경 조성
  • 학습 시간과 비용 등의 자원 확보 등

위 실행 방안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장기적 실험과 모니터링을 통한 느린 변수와 문턱 관리는 지역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느린 변수(slow variable)’란 시간에 따라 천천히 변화하지만, 일정 수준(임계값, threshold)을 넘으면 시스템 전체의 상태를 크게 바꿀 수 있는 핵심 요인을 말한다. 이른바 문턱을 넘어 다른 체제로 넘어간 상황을 가리킨다.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변화하던 요소가 어느 임계값을 넘으면 체제 전환이나 붕괴를 일으킬 수 있다.

리질리언스 관리에서 빠른 변수에만 대응하면 당장 위기는 피할 수 있어도, 느린 변수가 임계값을 넘어가면 시스템이 갑자기 다른 상태로 전환되어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한다. 예컨대 토양 유기물 축적량, 종 다양성, 지하수위는 평소에는 천천히 변하지만 한계점을 넘으면 사막화가 되어 시스템 붕괴로 이어진다. 사회 시스템에서도 신뢰, 시민참여도, 제도 유연성이 오랜 기간 약화되다가 어느 순간 사회적 갈등이 폭발해 사회적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인프라 노후화, 인구구조 변화 등도 느린 변수에 속한다.

따라서 리질리언스를 높이려면 느린 변수의 변화를 조기에 감지하고 미리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지역의 기후, 지형, 토양, 식생, 물 등 자연환경 요인, 그리고 인구, 사회, 역사, 주택, 산업, 교통, 시설 등 사회경제적 요인에 대한 조사와 학습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기억, 경로의존성, 공동체 내 신뢰 수준, 지역별 다른 제도적 배경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Robinson & Carson, 2016; Wilson, 2012; 남수연, 2018: 49, 재인용).

느린 변수의 변화는 현장에서 가장 먼저 감지된다. 그 변화를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지역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시민들이다. 따라서 생활 현장의 전문가인 시민과 시민사회조직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지역의 자연·사회·경제 시스템을 일상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갈등 관리와 함께 시민 간, 시민과 기관 간의 다양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숙의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 학습은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익히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가치와 규범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즉, 다양한 입장과 이익의 갈등을 넘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가치와 세계관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인가를 모색하는 과정이 바로 회복력 전략에 담겨야 한다.

2) 참여와 숙의

참여는 회복력 관리 및 거버넌스 프로세스, 학습과 의사결정 과정에의 다양한 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의미한다. 참여는 리질리언스 증진을 위한 정책 수립과 관리의 정당성을 확보함으로써 사회적 자본 구축과 이해 공유의 잠재력을 제고하여, 임계점(문턱) 관리와 혁신적 해결책 개발, 학습 촉진, 경험 공유, 목표 실행을 위한 협력 등을 위한 집단행동의 기반을 형성한다(빅스 외, 2023: 260). 과학적 지식이 없더라도 경험적 지식을 가진 다양한 행위자들의 참여를 통해 다채로운 생태적·사회적·정치적 견해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사회생태시스템 역학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데 기여한다(Amitage et al., 2009; Folke et al., 2005; 빅스 외, 2023, 재인용). 또한 참여는 정보 수집과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여, 정책 과정에 대한 신뢰와 책임성을 강화한다.

참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실행 방안은 다음과 같다.

  • 목표와 기대효과의 명확성
  • 참여 대상과 참여의 폭과 깊이에 대한 고려
  • 다양한 생태지식을 가진 행위자 참여(경험지식과 과학지식 등)
  • 참여자에 대한 보상
  • 촉진자와 리더십의 역할
  • 참여자의 역량 배양
  • 토론과 학습의 기회
  • 권력관계 파악과 격차에 따른 불균형 문제 대처
  • 정보의 비대칭성 해결과 투명성 확보
  • 참여 자원의 마련(재정, 시간, 노력, 전문성, 유연성 등)


앞서 ‘학습’에서 강조했듯이, 지식과 정보 교류나 문제 인식만으로는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 공통의 목표를 만들기 위한 숙의와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한 회복력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권력과 자원의 불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시민사회조직은 이러한 감수성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고, 참여와 숙의를 통해 공론장을 형성하는 핵심 매개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3) 다핵형(다중심) 거버넌스

리질리언스를 높이기 위해서는 복수의 협력 단위, 즉 다층적 거버넌스 구조가 필요하다. 이러한 구조는 학습과 실험의 기반이 되며, 정책적·제도적 다양성의 원천이자 모듈성과 중복성4)모듈성과 중복성은 회복력의 중요한 원칙이다. 회복력에 대한 더 많은 원칙과 구체적인 내용은 워커 외(2015), 루이스 외(2015), 빅스 외(2023), 오현순(2025)에서 확인할 수 shadow.을 구축하는 토대가 된다. 또한 더 넓은 수준의 참여를 가능하게 하고, 집단 간 연결을 촉진하며, 자원과 기관 사이의 대칭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빅스 외, 2023: 287-289).

다핵형(다중심) 거버넌스는 서로 공식적으로 독립된 수많은 의사결정 중심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다양한 협약을 맺고 공동 사업을 추진하며, 대도시 지역의 여러 정치적 관할권 단위가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상호작용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다핵형 거버넌스는 하나의 체제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Ostrom et al., 1961: 831). 즉 다핵형 거버넌스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주체들이 상호 협력과 조정을 통해 하나의 통합된 체계로 협력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다중심 거버넌스는 단순성·간결성·균형이 아니라 다양성·복잡성·변화에 기초한 민주적 관리 체계로, 관할권의 중첩과 권한의 분산을 특징으로 한다(Ostrom, 1973). 중복된 기능이 없는 중앙집중형 하향식 거버넌스 구조(단일형 거버넌스, monocentric governance)는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구조를 형성했던 조건이 급변할 경우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변화의 시기에는 오히려 다소 ‘복잡하고 지저분한 구조가 더 잘 작동할 수 있다'(워커 외, 2015: 231)는 점을 시사한다.

다핵형 거버넌스는 적응적 거버넌스(adaptive governance)로도 설명된다. 기존의 거버넌스가 합법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강조했다면, 적응적 거버넌스는 학습과 자기조직화를 통해 예측 불가능한 위기 상황에서도 신속히 자원을 동원하고 집합적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 즉, 제도적 동질성(institutional homogeneity)을 지향하기보다는 불확실성과 복잡성, 취약성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다양한 제도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하현상 외, 2014: 444-445).

자원 관리 측면에서 다핵형 거버넌스는 공유자원에 대한 기회주의적 행동을 줄이고, 지역사회의 시민들이 토의와 공동의 이해를 통해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민관공동생산(co-production)을 촉진한다. 자원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비극은 주로 접근권과 소유권 문제에서 비롯된다. 다핵형 거버넌스는 민관이 권한을 중복·공유하며 자원을 공동의 자산으로 활용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자원 관리 차원에서 리질리언스를 향상시킬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시민사회는 자원 관리뿐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지역사회의 미래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위험관리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핵심적 행위자로 자리한다.

4) 사회적 자본

사회생태계에서 리질리언스는 개인이 아닌 공동체 전체가 함께 위기에 대응하는 능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 위기나 교란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구성원의 역량이 중요하며,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그 핵심 요소로 강조된다. 지역사회의 사회적 자본은 집단적 효능감을 높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위기 대응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지역의 대응 능력을 강화한다(Kirmayer et al., 2009; Norris et al., 2008). 이러한 사회적 자본은 공동체가 협력적 행동을 조직하고, 변화와 위기에 집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한다.

사회생태시스템에서는 개인이나 조직의 이해관계와 영향력의 불균형으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위기에 직접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경험 차이에서 비롯된다. 리질리언스를 향상시키는 데 다양성은 필수 요소이지만, 때로는 문화적·사회적 불균형으로 인해 대립과 갈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갈등을 조정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자본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 따라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해 이러한 딜레마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로는 신뢰(trust), 참여(participation), 호혜성의 규범(norm of reciprocity), 네트워크(network) 등이 있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으로, 이기주의와 경쟁의 심화, 단절된 관계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사회적 역량이다. 앞서 논의한 학습, 참여와 숙의, 다핵형 거버넌스는 이러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축적된 사회적 자본은 위기 상황에서 개인 간, 조직 간, 그리고 개인과 조직 간의 협력을 가능하게 하며, 공동체의 회복력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한다(Chaskin, 2008).

2025년에 발간된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대인 신뢰, 자원봉사 참여율, 사회단체 참여율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대인 신뢰는 2013년 72.2%에서 다소 감소해 약 62% 내외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이후 하락세를 보였으나, 2024년부터는 소폭 회복세를 나타냈다. 자원봉사 참여율과 사회단체 참여율 역시 코로나19 시기에 일시적으로 낮아졌지만, 전반적으로 50%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내부의 수치만으로는 사회적 자본의 상대적 수준을 평가하기 어렵다.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 인스티튜트(LEGATUM Institute)가 발표한 『2023 번영지수(Prosperity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교육과 보건의료 부문에서 상위권(각각 3위, 10위권)을 차지했지만, 사회적 자본은 167개국 중 107위로 매우 낮았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사회적 네트워크(162위), 사법 시스템(155위), 군(132위), 정치인(114위), 정부(111위) 등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지수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즉, 제도적 인적 자본을 가리키는 교육 수준이 높더라도 신뢰와 관계망이 취약한 사회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 이는 시민적 역량과 학습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음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한편, 핀란드 정부의 『미래 보고서』(2024)는 2045년 세계의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불확실성의 시대에 신뢰, 협력, 시민 역량을 사회적 회복력의 핵심으로 강조했다.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진행된 ‘미래 대화(futures dialogues)’ 참여자들은 “사회적 회복력(societal resilience)은 공동의 가치(shared values), 공감(empathy), 협력(co-operation)에 기초한다.”고 밝혔다.5)핀란드 정부 사이트(https://valtioneuvosto.fi) 참조 결국 불가피한 위기 속에서도 신뢰, 협력, 시민 역량이야말로 사회가 회복력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근본적 힘임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그림 2> 회복력 원칙들이 이끄는 더 나은 도시로의 전환 경로

자료: Linnenluecke & Griffiths(2010)와 김정곤 외(2017)의 그림을 참고하여 재구성

복합위기의 시대, 회복력은 단순히 충격에서 원상태로 복귀하는 힘을 넘어,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하는 역동적 능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성, 포용성, 참여, 숙의, 신뢰, 연대, 학습과 혁신, 유연성과 같은 요소들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려 있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각각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며, 위기 상황에서 긍정적 피드백 루프를 형성해 조직과 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한다. 특히 다양성과 포용성의 확보는 느린 변수를 악화시키지 않고, 사회적 신뢰와 자원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핵심 수단이 된다. 이러한 회복력의 토대는 시민사회의 역량 강화와 활성화를 통해 형성되며, 사회가 위기를 딛고 더 나은 경로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4. 함께 견딘 시간들: 시민사회가 만든 회복력의 경로

앞선 논의에서 회복력의 개념과 시민사회의 역할을 살펴보았다면, 이제는 실제 위기 속에서 시민사회가 어떻게 그 힘을 발휘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로 살펴보고자 한다. 본 장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위기 속에서 한국, 브라질, 필리핀, 멕시코, 일본, 영국 등 여섯 나라의 시민사회 대응을 검토한다. 각기 다른 정치·사회·문화적 조건에서도 시민사회의 자발성, 신뢰, 협력, 학습, 기술 활용, 제도적 기반이 어떻게 위기 대응력과 사회적 회복력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준다. 브라질과 한국 사례를 제외하고는 엄밀한 실증주의적 방법론을 따른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비교적 접근은 시민사회의 대응 경험을 통해 회복력의 실제 작동을 구체화하고, 향후 정책적·사회적 논의를 위한 실천적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1) 한국 – 시민사회 코로나19 대응 활동6)김소연·강세진·류홍번·신권화정·김승순. 2020. 재난위기 극복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과 민관협력방안』.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연구용역보고서를 요약하여 정리하였다.

<그림 3> 시민사회 물적 지원의 지역별 순지원 물량

주: 물적지원 방향(파란색 선) : 가는 쪽은 지원, 굵은 쪽은 수혜원 크기 : 물량에 비례 / 원 색상 : 노란색(순지원), 붉은색(순수혜)
자료: 김소연 외(2020: 35)

2020년에 펴낸 『재난위기 극복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과 민관협력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초기 시민사회는 정부 대응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신속하게 움직이며 위기 대응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2020년 2~6월 사이 약 481만 8천여 개의 마스크, 세정제, 음식료품 등이 사회적 약자와 의료 인력에게 지원되었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53억 원 규모에 달했다. 비물적 지원에도 약 69만 4천 명이 참여해 마스크 제작, 물품 배포, 격리 지원, 상담 및 교육, 방역, 캠페인, 미디어 활동 등을 전개했다.

초기에는 확진자 급증에 대응해 물적·비물적 지원이 집중되었다. 이후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다루는 여론 형성과 이슈 대응 활동이 본격화되었으며 이 활동에는 1만 2천 개 단체가 참여한 것으로 해당 보고서에서는 추정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북, 전남, 광주, 충남 등은 순지원7)순지원은 한 지역 시민사회가 다른 지역이나 내부 단체에 물자를 제공한 총량(지원량)에서 그 지역 시민사회가 외부로부터 받은 물자의 총량(수혜량)을 뺀 양을 말한다. 즉 순수하게 외부로 지원한 양을 말한다. 지역으로, 지역에서 받은 것보다 외부에 보낸 물자가 많은 순이다. 대구·경북 등 피해가 컸던 지역에 물자를 공급하며 지역 간 연대가 활발히 이뤄진 것이다.

또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수가 많을수록 물적·비물적 지원, 방역, 캠페인 활동도 활발했으며, 이는 시민사회의 조직 기반이 대응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공익활동·민관협치·마을공동체 관련 조례가 마련된 지자체에서는 대응 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했으며, 특히 마을공동체 조례가 있는 지역은 방역 등 시민 참여형 활동에서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시민사회가 단순한 보조자 역할을 넘어 위기 대응의 주체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시민사회는 자원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공의 사각지대를 신속히 보완하고, 사회적 약자 보호와 공공 부문 지원, 지역 간 연대, 여론 형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 역량을 발휘했다. 동시에 비영리 조직 기반과 제도적 뒷받침, 지자체의 정책 환경이 시민사회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2) 브라질 – 상파울루 파라이소폴리스의 코로나19와 회복력8)본 사례는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의 벤토와 쿠토(Fabio Bento & Kalliu Carvalho Couto)가 분석한 브라질 상파울루의 빈민가 파라이소폴리스(Paraisópolis)의 회복력 사례를 요약하여 재정리하였다. 이 연구는 저소득·공공서비스 취약 지역에서 코로나19 위기 대응 시 지역사회 내부의 자발적 조직화와 시민행동이 어떻게 공동체 회복력(community resilience)으로 작동했는지를 행동분석(behavioural) 및 복잡계(complex systems) 관점에서 탐구하였다. 자원봉사 네트워크 활동자료와 주민 리더와 자원봉사자 등 인터뷰와 문헌 분석을 병행한 질적 연구방법론을 활용하였다(Bento, Fabio & Couto, Kalliu Carvalho, 2021).

상파울루 시내의 인구 약 70,000명 규모 빈민가인 파라이소폴리스는 2020년 5월 기준 해당 지역의 COVID-19 사망률이 시 전체 평균보다 유의하게 낮았던 점이 주목됐다. 이 지역은 공공 인프라·보건·위생 서비스가 부족했기 때문에 주민 스스로 조직되고 대응해 온 경험이 축적돼 있었다. 이러한 경험이 위기 대응 시 ‘즉시 조직화’ 및 ‘새로운 방식의 개입’으로 이어졌다. 주민협회는 자금모금·구급차 확보, 식사 배포, 마스크·위생키트를 제공했다. 커뮤니티 내부에서 600여 명의 ‘동네 구역 책임자(Street Presidents)’가 조직되어 약 50가구씩 책임지고 정보전달, 지원 역할을 했다. 두 개의 공립학교를 격리시설로 전환하고, 무료 급식·생필품 배포 등도 신속히 실행됐다.

위기 초기에 신속적으로 대응한 이후, 지역사회 내부에서 긍정적 피드백 루프가 작동해 조직 역량이 강화되었다. 사회적 경험과 기억이라는 피드백 루프와 학습에 따른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다만 기부 감소나 공공정책의 일관성 부족 등으로 인해 2020년 9월 이후 사망률이 다시 상승하는 등 지속가능성에는 한계도 나타났다.

연구는 위기 대응에서 단순히 회복(기존 상태로 복귀)만이 아니라 ‘변화와 재구성(transformability)’이 포함된 회복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보건 분야의 정책입안자들은 지역사회 내부의 조직역량, 신뢰 자본, 자율적 네트워크에 주목해야 하며, 위기 이후의 “이전 상태로의 복귀”만이 아니라 “더 나은 상태로의 도약(better-than-before)”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3) 필리핀 – 커뮤니티 팬트리 운동9)JC Gotinga. “Food pantries for hungry Filipinos get tagged as communist.” Al Jazeera. 2021.4.24.를 토대로 작성하였다.

2021년 4월, 코로나19 장기화로 봉쇄가 지속되고 많은 시민이 식량과 생계의 위기에 처하자, 필리핀 마닐라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 곳곳에 ‘커뮤니티 팬트리(community pantry)’를 설치해 위기에 대응했다. 팬트리는 “줄 수 있는 사람은 기부하고,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라(Give what you can, take what you need)”는 단순한 원칙 아래 운영되었다. 소상공인과 시민들은 식료품을 기부하였고 자원봉사자들은 이를 분류하고 배포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활동은 정부의 지원이 지연되고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민사회가 스스로 돌봄의 공간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일부 정부 기관이 팬트리 운영자들을 ‘공산주의자’로 낙인찍는 정치적 압박을 가했으나, 시민들의 참여와 연대는 오히려 더욱 확산되었다. 이 경험은 국가 개입이 미흡하거나 정치적 갈등이 존재하더라도, 시민사회의 신뢰와 상호부조 경험이 지역 차원의 안전망으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이러한 자발적 대응은 제도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공동체의 회복력을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는 시민사회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4) 멕시코 – 오악사카의 토착 언어 앱 개발을 통한 정보 접근성 개선10)Laken Brooks. “Oaxaca youth create an app to share information about the pandemic in indigenous languages.” Forbes. 2021.3.30.을 토대로 작성하였다.

멕시코 오악사카 지역의 청년 활동가들은 코로나19 확산기를 맞아, 정부나 일반 언론에서 다루지 않던 토착 언어 사용자들을 위한 보건 정보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들은 여러 토착 언어로 코로나19 관련 정보(예: 예방 수칙, 증상 설명, 보건 조치)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문자·인터넷 접근성이 낮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음성·시각 자료도 포함했다. 또한 단순히 앱 배포에 그치지 않고 지역 단체와 연계한 번역과 감수, 현지 안내 활동을 병행함으로써 앱의 활용도를 높였다.

이러한 활동은 중앙정부의 일방적 정보 전달 방식이 포착하지 못한 소수 언어권 주민들의 정보 접근성을 보완했을 뿐 아니라, 토착 공동체 내부에서 신뢰 기반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강화하는 역할도 했다. 이 사례는 기술적 도구 자체보다 공동체 기반의 신뢰와 현지화된 설계가 정보 불평등을 줄이는 데 핵심임을 보여준다. 또한 언어 다양성과 소수 언어권 권리 보장이라는 점에서도 시사점이 크다.

5) 일본 – 코도모 쇼쿠도의 시민사회 기반 돌봄11)“Japan’s Growing ‘Children’s Cafeteria’ Movement Supporting Adults Too.” Nippon. 2025.1.10 일본 행복경제사회연구소, “코도모 쇼쿠도 운동-일본 지역사회를 위한 끊임없이 적응하는 지원.” https://www.ishes.org를 토대로 작성하였다.

전국 지원 조직인 비영리 단체 무수비(Musubie)와 지역 시민들이 운영해 온 ‘코도모 쇼쿠도(아이들 식당)’가 팬데믹 시기에 결식·고립 위험 아동과 가구의 끼니·상담·교류 공간 역할을 하며 전국으로 빠르게 확대되었다. 학교급식 중단기에는 푸드로스(Food Loss) 완화와 대체 급식 역할도 수행했다. 지역 후원과 자원봉사 네트워크로 취약 가구를 뒷받침했다.

무수비의 조사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 기준 10,000곳 이상이 운영되며 지역 자원봉사와 기부가 결합된 생활 안전망으로 자리 잡았다. 무스비 연차보고서(Musubie Annual Report 2023, 2025)에도 전국 1만여 곳 수준과 지역 네트워크 확장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사례는 식사지원과 관계 회복이 결합될 때 취약층의 회복력이 높아지고 시민사회 기반 돌봄 인프라가 일상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4> 학교 수와 아이들의 식당 수

6) 영국 – NHS·자원봉사단체·테크 사회적기업이 함께 앱 기반 NHS Volunteer Responders12)“NHS volunteer responders: 250,000 target smashed with three quarters of a million committing to volunteer.” NHS England. 2020.3.29.를 토대로 작성하였다.

2020년 3월 영국은 GoodSAM 플랫폼을 통해 단 하루 만에 25만 명 이상이 NHS 자원봉사자로 등록했고, 최종 75만 명 규모로 확대됐다고 NHS와 언론을 통해 보도했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약품·식료품 배송, 병원 이송, 안부 전화 등 자원봉사가 일상화되었고 NHS 의료 책임자인 스티브 포위스는 ‘이타주의가 급증(outbreaks of altruism)’하고 있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TIME, 2020.3.25). 동시에 와츠앱·페이스북 중심의 자발적 동네 상호부조 그룹이 3,000개 이상 생겨 장보기, 처방전 수령, 말벗 등 생활 지원의 촘촘한 그물을 형성했다. 사후 평가에서도 수십만 명이 실제 과업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는 국가 플랫폼(검증·배치)과 자율 분산형 동네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대규모 시민 참여가 신속하게 맞춤형으로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가 자원봉사자를 조직하고 배치할 수 있는 플랫폼과 시스템을 제공하면 시민사회 역량이 보다 높은 효율로 발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디지털 매칭이 자원봉사의 문턱을 낮추고, 지역 신뢰 자본을 증폭시킨 사례라고 볼 수path.

지금까지의 사례들은 국가 대응이 미치지 못한 영역에서 시민사회가 신속하게 위기 대응의 주체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시민사회의 빠른 조직화와 유연한 대응은 우연이 아니라, 평소 축적된 신뢰와 참여, 학습의 결과였다. 기술은 이러한 역량을 확장시키는 매개로 작용했고, 지역 간 연대와 협력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회복력의 토대를 형성했다. 한편 제도적 기반이 취약한 환경에서는 자조적 연대가 강하게 발휘되기도 하지만, 그 지속성과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시민사회의 자발성이 제도적 지원과 결합될 때 비로소 구조적 회복력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5. 회복력 강화를 위한 정책 제언

복합위기는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다. 기후재난, 감염병, 돌봄 공백, 디지털 마비 등 서로 얽힌 위기 속에서 회복력은 단순한 복귀 능력이 아니라 사회적 전환의 역량을 의미한다. 이 역량은 행정의 통제나 기술적 대비만으로 형성되지 않으며, 시민사회의 참여, 학습, 신뢰, 연대, 자기조직화에서 비롯된다. 앞서 논의한 이론과 사례를 토대로 회복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시민사회를 위기 대응의 ‘보완자’가 아닌 제도적 ‘주체’로 통합 필요성

코로나19 대응에서 시민사회는 정부 대응이 닿지 못하는 영역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위기 대응의 핵심 행위자로 기능했다. 여러 사례에서 시민사회는 국가가 미처 대응하지 못한 돌봄, 물자, 정보, 안전 지원을 가장 먼저 담당했다. 그러나 필리핀의 팬트리처럼 정치적 압박을 받거나, 브라질의 지역 자조조직처럼 공공 지원이 끊기면 지속성이 약화된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반면 한국 사례에서는 비영리단체 기반이 있고, 공익활동·마을공동체 조례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지역일수록 대응이 빠르고 넓게 전개되었다. 이는 시민사회의 역량이 ‘선의’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자원에 의해 강화된다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시민사회의 자발성이 결합된 협력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시민사회의 시민과 시민사회조직을 단순히 지원을 받는 수혜자나 파트너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위험 우선순위 결정, 위기관리 전략 수립, 예산 편성, 피드백 과정에 공식 주체로 참여시키는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 이는 하나의 중심이 모든 결정을 내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행위자가 중첩된 권한을 가지고 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다핵형 거버넌스 구축과도 직결된다.

2) 사회적 자본 축적과 강화를 위한 장기 정책 필요

사회적 자본을 장기 인프라로 다루어야 한다. 파라이소폴리스의 ‘동네 구역 책임자’ 조직, 일본의 아이들 식당 네트워크, 영국의 지역 상호부조망은 모두 평소 축적된 신뢰와 참여 경험이 있었기에 위기 상황에서 즉시 작동할 수 있었다. 신뢰, 참여, 호혜성의 규범, 관계망은 단순한 분위기가 아니라 위기 대응의 기반역량이다. 반대로 앞서 살펴봤듯이 한국의 사회적 자본 지표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낮은 연대망, 낮은 제도 신뢰), 신뢰 격차가 세대·지역별로 벌어지는 현실은 위기 취약성과 직결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신뢰, 참여, 연대의 기반이자 연결주체인 시민사회 조직, 주민 공동체, 사회연대경제, 중간지원조직 육성 등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재정적, 물리적, 교육적 인프라 지원이 필수적이다.

3) 학습과 참여, 피드백 구조를 내재화한 정책 설계

회복력은 “위험 대응 매뉴얼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 이전에 “우리는 무엇을 위험으로 보고 누구를 위한 회복력인지 합의했느냐”가 더 우선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상파울루의 파라이소폴리스 주민들이 위기 초기에 빠르게 조직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거 공공서비스가 닿지 않는 부분을 자력으로 보완해 온 경험이 있었다(Bento & Couto, 2021). 이러한 사회적 기억(social memory)과 신뢰, 참여 경험이 축적되면서 위기 시 즉시 동원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과 시민사회가 지역의 위험을 직접 정의하고, 감지하고, 대응 방안을 시험해 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느린 변수(예: 인프라 노후화, 돌봄 공백, 신뢰 약화, 인구구조 변화)는 중앙정부의 단기지표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으면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만든다. 이 느린 변수를 일상적으로 관찰하고 공유하는 역할을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가 맡을 수 있도록, 지역 위험지도 작성, 공동 시나리오 플래닝, 민관 공동평가, 상시 학습 포럼 등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행정은 이를 ‘사전 대비 역량 축적 과정’으로 인정하고 지원해야 한다. 실패와 시간 지연을 허용하는 행정의 유연성 또한 필수조건이다. 복합위기 환경에서는 정답을 한 번에 맞히는 능력보다 시도하고 조정하며 전환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4) 디지털·기술 인프라를 시민사회 협력 구조와 연결

멕시코의 토착 언어 보건 앱, 영국의 GoodSAM 기반 자원봉사 매칭, 한국의 생활 밀착형 정보 공유처럼, 기술은 참여 문턱을 낮추고, 참여를 가속화하며, 시민사회의 역량을 증폭시키는 핵심 도구로 작동했다. 바로 이 점을 정책화할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의 대응 경험과 공공의 데이터·플랫폼 역량을 결합해 위기 시 신속한 매칭·지원이 가능한 공공-시민 공동 인프라(플랫폼)를 구축하여 시민사회의 개인과 조직들의 활동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나아가 공공데이터 개방과 기술 협력 거버넌스를 통해 디지털 기반의 숙의·참여 구조를 확장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정리하자면, 기술은 정부가 명령하고 시민이 수행하는 전달 수단이 아니라, 지역의 자발성과 공공의 책임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협력 기반이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회복력은 행정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역량의 문제이다. 다양성과 포용성, 신뢰와 연대, 참여와 숙의, 자기조직화, 학습과 전환능력을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시민사회는 위기를 임시적으로 보완하는 인력풀이 아니라, 불확실성의 시대를 함께 건너기 위한 공동 설계자이다. 정부의 역할은 시민사회의 자발성을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제도적 기반과 공적 자원으로 뒷받침하여 지속 가능한 회복력 구조로 전환하는 데 있다.

각주   [ + ]

1. 이 글의 서문, 회복력 개념, 회복력 조건(주요 요소)은 오현순(2025, 2026)의 저서에 기초하여 작성하였다. ‘회복력’은 resilience의 번역어로, 본문에서는 ‘회복력’과 ‘리질리언스’를 혼용하여 사용하였다.
2. 르페브르의 ‘도시에 대한 권리’ 개념은 1960년대 프랑스의 급격한 도시화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포드주의의 부상과 케인즈식 복지국가의 확장, 농촌 인구의 도시 이주, 기능주의적 도시 재구조화는 일상생활의 근본적 현대화를 가져왔고, 르페브르는 이를 ‘도시의 위기’, 즉 일상생활의 동질화, 공학화, 식민화로 설명했다. 이러한 위기는 베트남전쟁, 차별과 소외, 도시 정체성의 파괴 등에 저항하는 다양한 사회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다(슈미트, 2023: 84).
3. 빅스 외(2023)의 내용을 토대로 재정리하였다.
4. 모듈성과 중복성은 회복력의 중요한 원칙이다. 회복력에 대한 더 많은 원칙과 구체적인 내용은 워커 외(2015), 루이스 외(2015), 빅스 외(2023), 오현순(2025)에서 확인할 수 shadow.
5. 핀란드 정부 사이트(https://valtioneuvosto.fi) 참조
6. 김소연·강세진·류홍번·신권화정·김승순. 2020. 재난위기 극복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과 민관협력방안』.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연구용역보고서를 요약하여 정리하였다.
7. 순지원은 한 지역 시민사회가 다른 지역이나 내부 단체에 물자를 제공한 총량(지원량)에서 그 지역 시민사회가 외부로부터 받은 물자의 총량(수혜량)을 뺀 양을 말한다. 즉 순수하게 외부로 지원한 양을 말한다.
8. 본 사례는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의 벤토와 쿠토(Fabio Bento & Kalliu Carvalho Couto)가 분석한 브라질 상파울루의 빈민가 파라이소폴리스(Paraisópolis)의 회복력 사례를 요약하여 재정리하였다. 이 연구는 저소득·공공서비스 취약 지역에서 코로나19 위기 대응 시 지역사회 내부의 자발적 조직화와 시민행동이 어떻게 공동체 회복력(community resilience)으로 작동했는지를 행동분석(behavioural) 및 복잡계(complex systems) 관점에서 탐구하였다. 자원봉사 네트워크 활동자료와 주민 리더와 자원봉사자 등 인터뷰와 문헌 분석을 병행한 질적 연구방법론을 활용하였다(Bento, Fabio & Couto, Kalliu Carvalho, 2021).
9. JC Gotinga. “Food pantries for hungry Filipinos get tagged as communist.” Al Jazeera. 2021.4.24.를 토대로 작성하였다.
10. Laken Brooks. “Oaxaca youth create an app to share information about the pandemic in indigenous languages.” Forbes. 2021.3.30.을 토대로 작성하였다.
11. “Japan’s Growing ‘Children’s Cafeteria’ Movement Supporting Adults Too.” Nippon. 2025.1.10 일본 행복경제사회연구소, “코도모 쇼쿠도 운동-일본 지역사회를 위한 끊임없이 적응하는 지원.” https://www.ishes.org를 토대로 작성하였다.
12. “NHS volunteer responders: 250,000 target smashed with three quarters of a million committing to volunteer.” NHS England. 2020.3.29.를 토대로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