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포트는 2022년에 펴낸 『회복력과 전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성찰과 제언』에 실린 최진우의 글입니다. 이 사이트에는 원문의 일부만 게시했습니다. 전체 내용은 하단의 PDF파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명: 최진우. 2022. 「기후·생태위기 시대, 자연기반해법 모색」.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엮음. 『회복력과 전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성찰과 제언』. 공공의제연구소 오름. 273-293쪽.)

대두되는 자연기반해법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은 서로 본질적으로 연결된 불가분의 관계이다. 기후변화는 가뭄, 홍수, 산불을 통해 자연의 파괴를 가속화하고, 자연의 손실과 지속 불가능한 이용은 결국 다시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정책은 상호 간 고려를 통해 상충 문제를 줄이고 공동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기후위기 대응의 일 환으로 생태기능과 생태계서비스를 이용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인 자연기반해법(Nature based Solutions, 이하 NbS)이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1년부터 정부와 국회, 시민단체, 학회 등을 중심으로 ‘자연기반해법’이란 키워드가 ‘탄소중립’, ‘기후위기 대응’과 함께 대두되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의 시행으로 지자체에서도 조례를 제정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탄소흡수원 증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산림을 탄소흡수원으로 이용하자는 주장에 탄소환원주의, 단순림 조성, 생태계 교란 등 우려의 소리도 적지 않다.

자연기반해법의 정의 

NbS는 지난 수년간 국제적으로 기후와 생물다양성 논의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다. NbS라는 용어가 최초로 사용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며,1)Blesh, J.M. and Barrett, G.W. “Farmers’ attitudes regarding agrolandscape ecology: A regional comparison”. Journal of Sustainable Agriculture, 28. 3. 2006. pp.121-143  세계은행보고서(2008)2)World Bank. Biodiversity, climate change, and adaptation : Nature-based Solutions from the World Bank portfolio. World Bank. 2008에서 공식적으로 개념이 소개된 후 세계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이하 IUCN)이 기후완화와 적응을 위한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구체화하면서 발전되었다. 아직 국제사회가 NbS에 대해 공동으로 합의한 정의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IUCN과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정의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IUCN(2016)3)Cohen-Shacham, E. et al.(eds.). Nature-based Solutions to address global societal challenges. IUCN, 2016. p.3.은 NbS를 “인류의 복지와 생물다양성 편익을 제공하는 동시에, 효과적이고 순응적으로 사회문제를 다루는 자연 본연 또는 변형된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관리와 복원을 하는 행동들”로 정의한다. IUCN은 NbS 개념을 통해 인간이 자연 혜택의 수동적 수혜자일뿐만 아니라 능동적으로 목적을 가지고 자연 생태계를 사전에 보호·관리하고 복원할 수도 있으며 주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중요한 관점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IUCN의 자연기반해법 정의

IUCN의 NbS 개념은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동시에 보호지역, 식량 및 물 안보, 재난위험 저감, 기후변화 완화 또는 적응 등의 사회적·환경적 과제를 해결하는 ‘생태공학’, ‘생태복원’, ‘생태계 기반 적응’,‘생태계 기반 재난위험 저감’ 등 기존의 유사한 접근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으로 발전했다.4)Cohen-Shacham, E. et al. “Core principles for successfully implementing and upscaling Nature-based Solutions”. Environmental Science and Policy, 98. 2019. p.21. EU(2015)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자연이 뒷받침하는 동시에 환경·사회·경제적 편익을 제공하며 복원력 구축을 돕는 비용 효율적인 해결방안”이라 정의한다.5)European Commission. Towards an EU research and innovation policy agenda. for Nature-Based Solutions & Re-Naturing Cities. 2015.

국제기구·협약 아젠다에 반영

NbS는 최근 국제기구·협약 등의 아젠다에 주요하게 반영되고 있다.6)국립생태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자연기반해법(NbS)의 국제논의 동향과 시사점』. NIE Issue report. 2021. 4쪽 NbS가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 9개 핵심 행동트랙 중 하나로 포함되었고, 유엔기후변화협약(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UNFCCC) 25~26차 당사국 총회에서 논의되었고, 유엔개발계획(United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UNDP)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저비용 장기 해결방안으로 제시되어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2030 EU 생물다양성 전략에는 기후행동 예산의 25%를 사용하고, 30억그루 나무심기 사업이 반영되었다. 유럽위원회(EU Commission)는 NbS 개념 도시 녹지기반에 더 초점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은 기후변화 완화, 적응, 재해 리스크 감소에 NbS와 생태계 기반 접근법의 기여를 증대하고 있다.

자연기반해법의 효용과 올바른 접근 

NbS는 탄소중립 달성의 중요한 수단 

2019 유엔기후정상회의에서는 NbS가 기후행동을 위한 효과적이고 장기적이며 비용 효율적으로 전 세계에 확장 가능한 접근법으로, 연간 12기가톤의 온실가스를 제거하여 2.3조 달러 규모의 생산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필수적인 생태계서비스를 지원한다고 하였다.7)https://www.connect4climate.org/article/nature-based-solutions-harmony-with-planet 즉 NbS는 탄소중립(Net-zero)*달성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파리협정은 당사국들이 온실가스 흡수원과 저장원의 보전·확대,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보전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제5조2항은“산림황폐화와 훼손에 따른 온실가스 발생의 저감, 개발도상국의 산림 탄소저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산림관리 정책접근과 인센티브 부여”를 명시하고 있다.8)환경부. 『교토의정서 이후 신 기후체제 파리협정 길라잡이』. 2016 파리협정 이행을 위해 각국이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NDC) 168개 중 131개(78%)가 NbS를 기후완화 또는 적응계획의 중요 이행수단으로 포함하였다. 이 중 77개국은NDC에 NbS를 기후적응과 완화요소 양쪽에 모두 포함하였고, 기후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을 심각하게 받는 빈곤국들은 효율적 적응계획으로서 비용 대비 효과가 큰 적응수단인 NbS를 NDC에 대부분 채택하였다.9)Seddon, N. et al. “Global recognition of the importance of nature-based solutions to the impacts of climate change”. Global Sustainability, 3. e15. 2020. p.1.

국내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NbS 도입 

한국 정부도 탄소중립을 목표로 NDC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NbS를 도입하였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정부의 ‘2030 NDC 40%’는 산림 등 탄소흡수원 2,670만 톤, 국외감축 3,350만 톤,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1,030만 톤을 활용해 2030년 탄소 총배출량의약 14%, 7,050만 톤가량 온실가스 흡수 및 제거를 목표로 설정하였다.10)2050 탄소중립위원회 보도자료. 2021-10-18.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 22-23쪽. 그러나 이는 NbS를 통한 탄소흡수 계획보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인CCUS에 더 의존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CCUS는 A안5,510만 톤, B안 8,460만 톤이나 된다.11)2050 탄소중립위원회 보도자료. 2021-10-18.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 19-20쪽. 이 목표는 한편으로 상용화 시점을 장담할 수 없는 CCUS의 불확실한 계획, 한국의 기후위기 책임을 국경 밖으로 투기하는 국외감축의 책임 떠넘기기, 무리한 탄소흡수 목표로 생물다양성을 파괴한다며 시민사회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12)기후위기비상행동 기자회견문. 2021-10-18. 기후악당임을 자인한 2030 감축목표와 2050시나리오를 전면 재수립하라. NbS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중립의 중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기에, 환경부와 주요 NGO는 이를 자연보전 분야의 정책적 주류화 수단으로 삼고 관련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명수정과 오일찬(2021)은 지자체 환경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면담 결과, NbS가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기후변화 적응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하여 향후 지자체가 NbS 정책을 긍정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평가하였다.13)명수정·오일찬. 『환경위기 대응을 위한 자연기반해법(NbS) 연구』. 한국환경연구원. 2021. 58-65쪽. 산림청과 임업단체는 탄소흡수원 정책을 임업의 육성 및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정책의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은 탄소중립 해법 중 가장 값싸고 쉬운 방법으로써 NbS를 온실가스 감축 요구에 대한 상쇄·회피 수단으로 여기며, 기업의 친환경 이미지 강조에도 활용하고 있다. 금융 투자자 분야에서도 NbS를 둘러싼 탄소시장, 민간부문 확대, 이윤 창출에 관한 관심을 두고있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14)2050 탄소중립위원회 보도자료. 2021-10-18.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 4쪽

NbS에 대한 비판 

NbS의 정의와 원칙, 방법론에 대한 국제사회의 합의가 아직 부족하다. 어떤 프로젝트가 NbS에 포함되는지 안 되는지, 그 기준과 범위는 무엇인 지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없기에, NbS를 표방하는 여러 프로젝트 운영에 명확성이 없다고 지적받고 있다.15)Barbara Sowińska-Świerkosz, JoanGarcía. “What are Nature-based solutions (NBS)? Setting core ideas for concept clarification”. Nature-Based Solutions, 2. 2022. pp.1-2. 2021년 10월 국제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NbS의 허구성과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는 보고서16)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 Nature Based Solutions: a wolf in sheep’s clothing, 2021.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NbS에 관한 정의가 매우 광범위하고 모호해서 생태계 회복에 꼭 필요한 이탄지 복원에서 해로운 관행으로 이루어지는 단일종 식재나 산업형 농업까지 대부분의 자연환경보전 및 개발 관련 사업이 NbS란 개념으로 아우를 수 있기에, NbS가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마치 과학이나 기금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기후 및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해 대단히 쉬운 기술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기후정의 관점 중요 

기후정의(Climate justice)는 일반적으로 윤리적인 문제로 기후변화를 바라보고, 기후변화의 원인과 영향을 정의의 개념, 특히 사회정의 및 환경정의와의 관계를 고려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여기에는 평등, 인권, 집단적 권리 및 기후변화에 관련된 역사적 책임 등과 같은 문제들이 검토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가장 작은 자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기후정의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17)http://en.wikipedia.org/wiki/Climate_justice 환경정의론의 맥락 속에서 기후정의를 보면 분배적 정의(Distributivejustice), 절차적 정의(Procedural justice), 생산적 정의(Production justice), 인정적 정의(Recognition justice)로 구성된다.18)한상운·조공장·김도균·진대용·정행운·강선우·김민정·반영운·신승철·정주철·한재각·홍덕화·황인철.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정책 개선방안 연구(Ⅰ)』. 한국환경연구원. 2019. 19-21쪽. 인정적 정의는 사회와 생태계뿐만 아니라 타자의 문화에 대한 상호 인정의 관계까지를 포함하여, 자연에 대한 도구적 가치가 아닌 내재적 가치를 강조하며 생태계에 기반을 두고 살아가는 타자(소수자)의 문화를 인정 혹은 승인할 것을 요청한다.19)최병두. 『비판적 생태학과 환경정의』. 한울. 2010. 인정적 기후정의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인간만이 아니라비인간생물들도 피해자로서 기후정의의 범주 안에 위치할 수 있다. 거대한기후변화로 인해 멸종되는 생물들에 대한 보전과 보호 또한 기후변화 적응정책에 포용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파괴혹은 변형되어가는 생태계에 기반을 두고 살아가는 소수자 문화에 대한 승인까지를 포함한다. NbS가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있는지는 기후정의에 부합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 + ]

1. Blesh, J.M. and Barrett, G.W. “Farmers’ attitudes regarding agrolandscape ecology: A regional comparison”. Journal of Sustainable Agriculture, 28. 3. 2006. pp.121-143 
2. World Bank. Biodiversity, climate change, and adaptation : Nature-based Solutions from the World Bank portfolio. World Bank. 2008
3. Cohen-Shacham, E. et al.(eds.). Nature-based Solutions to address global societal challenges. IUCN, 2016. p.3.
4. Cohen-Shacham, E. et al. “Core principles for successfully implementing and upscaling Nature-based Solutions”. Environmental Science and Policy, 98. 2019. p.21.
5. European Commission. Towards an EU research and innovation policy agenda. for Nature-Based Solutions & Re-Naturing Cities. 2015.
6. 국립생태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자연기반해법(NbS)의 국제논의 동향과 시사점』. NIE Issue report. 2021. 4쪽
7. https://www.connect4climate.org/article/nature-based-solutions-harmony-with-planet
8. 환경부. 『교토의정서 이후 신 기후체제 파리협정 길라잡이』. 2016
9. Seddon, N. et al. “Global recognition of the importance of nature-based solutions to the impacts of climate change”. Global Sustainability, 3. e15. 2020. p.1.
10. 2050 탄소중립위원회 보도자료. 2021-10-18.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 22-23쪽.
11. 2050 탄소중립위원회 보도자료. 2021-10-18.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 19-20쪽.
12. 기후위기비상행동 기자회견문. 2021-10-18. 기후악당임을 자인한 2030 감축목표와 2050시나리오를 전면 재수립하라.
13. 명수정·오일찬. 『환경위기 대응을 위한 자연기반해법(NbS) 연구』. 한국환경연구원. 2021. 58-65쪽.
14. 2050 탄소중립위원회 보도자료. 2021-10-18.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 4쪽
15. Barbara Sowińska-Świerkosz, JoanGarcía. “What are Nature-based solutions (NBS)? Setting core ideas for concept clarification”. Nature-Based Solutions, 2. 2022. pp.1-2.
16. 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 Nature Based Solutions: a wolf in sheep’s clothing, 2021.
17. http://en.wikipedia.org/wiki/Climate_justice
18. 한상운·조공장·김도균·진대용·정행운·강선우·김민정·반영운·신승철·정주철·한재각·홍덕화·황인철.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정책 개선방안 연구(Ⅰ)』. 한국환경연구원. 2019. 19-21쪽.
19. 최병두. 『비판적 생태학과 환경정의』. 한울. 2010.